2일 오후 경주시 예방접종센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위한 미등록 외국인의 발길로 분주했다.
도농복합지역인 경주시에는 외동·강동·건천 등지에 다수의 산업단지가 있어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경주에 사는 미등록 외국인은 5천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시는 경주실내체육관에 마련한 예방접종센터에 외국인 임시관리번호 발급 부스를 설치해 미등록 외국인의 백신 접종 예약을 돕고 있다. 이곳에선 임시관리번호 발급과 예약, 접종이 원스톱으로 이뤄졌다.
미등록 외국인인 중국인 A씨는 이날 임시관리번호를 받고 곧바로 예약을 해 백신 접종까지 마쳤다. A씨는 "불법 체류 신분이 드러날까 두려워 망설이다가 '불이익이 없다'는 친구의 말에 접종을 하게 됐다. 당일 모든 걸 마쳐 후련하고 좋다"고 했다.
임시관리번호 발급 부스 옆엔 백신 접종을 하려는 외국인 2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사전 예약을 통해 이날 백신 접종을 한 캄보디아 출신 행 속룬(42) 씨는 "캄보디아에 있는 가족들도 2개월 전쯤 백신을 맞긴 했지만 중국산 백신"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화이자 백신을 맞게 돼 가족들이 많이 부러워한다.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해준 한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난 25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미등록 외국인 4천1명이 백신 접종을 위해 임시관리번호를 받았다.
경주시보건소 관계자는 "지역 내 외국인 관리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많은 미등록 외국인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오는 6일 쯤이면 2천명 정도의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에선 최근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직장 내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지난 8월 한달간 확진자가 328명 나왔다. 월 단위로는 지난해 2월 국내 발병 이후 19개월 가운데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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