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는 최근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CJ대한통운 대리점주 사건과 관련해 "일부 조합원의 괴롭힘 행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들의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며 "폭언·욕설 등 내용은 없었고, 소장에 대한 항의의 글과 비아냥·조롱 등 내용이 확인됐다"며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숨진 대리점주가 운영했던 CJ대한통운 경기 김포 장기대리점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난 5월부터 4개월여 동안 단체 대화방에서 나온 대화를 조사해 이같이 파악했다.
택배노조는 "노조는 사회적 비난을 달게 받을 것"이라면서 "경찰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결론과 무관하게 규약에 따라 해당 조합원을 노조 징계위에 회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A씨의 사망에 노조가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원청 측도 사망에 일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다만 월 3000만원이 넘는 고수익을 내는 대리점을 왜 A씨가 스스로 포기하려고 했는지 규명하는 것은 사망 배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CJ대한통운 원청(김포지사장)의 요구로 열악한 경제 상황에 놓인 A씨가 '대리점 포기각서'를 제출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A씨는 집도 매각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분할되는 1개의 대리점만이라도 운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며 "그러나 김포지사장은 자신이 했던 말도 뒤집으며 A씨의 마지막 소망마저 짓밟는 행위를 자행했고 A씨는 결국 대리점에서 완전히 퇴출당해 부채를 더 이상 상환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경제 여건이 최악인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대리점 포기각서를 강제하는 상황이 확인됐는데 (본사는) 왜 모든 책임을 노조에만 돌렸을까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족들은 "A씨는 유언장을 통해 노조의 괴롭힘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고 명백하게 밝혔다"며 "부디 노조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과 괴롭힘을 밝혀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 30일 오전 11시 53분쯤 김포시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씨는 '택배노조의 불법 파업과 집단 괴롭힘을 견딜 수 없다'는 내용의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A씨는 노조가 물품 배송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겪었으며, 조합원들이 일부 물품을 배송하지 않는 등 업무를 거부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그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호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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