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미사일 지침 해제가 몰고 올 미래 먹거리

강성환 대구시의원

강성환 대구시의원(달성1)
강성환 대구시의원(달성1)

2008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충북 오송과 대구 동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되었다. 4개 센터를 준공함으로써 신약 개발, 첨단의료기기 생산, 임상시험 등으로 글로벌 첨단의료복합단지로 거듭나고자 지역 정치계에서 기치를 들었다.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과 기대로 가득했던 기억이 있다.

2020년 1월 20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대구시가 첨단의료복합단지라는 준비된 비장의 무기로 K-바이오의 허브가 돼 미래먹거리 마련 걱정을 덜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눈먼 기회의 신은 대구를 비껴갔다.

2019년 해외여행을 가고자 대구에서 리무진 고속버스를 타고 인천을 지나는 길에 송도의료특구를 보면서 여기도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처럼 추진이 부진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2020년 10월쯤에는 거대한 공장이 들어서고 있어서 내심 의아했다.

이런 못된 생각은 지난 5월 22일에 여지없이 박살 났다. 송도의료특구의 거대한 4개의 공장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건립됐으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모더나 백신의 위탁 생산 기지가 되었다.

인천시는 코로나19 세계 백신 개발 정보를 매의 눈으로 탐색했고 글로벌 제약 개발 회사의 백신 위탁 생산 의사 타진, 국내제약사들에 백신생산 제안, 그리고 한미정상회담 정책제안으로 마지막 글로벌 백신 열차의 탑승권을 마련했다.

바로 이것이다. 똑같은 코로나19를 당하면서 대구시와 인천시의 대응은 달랐다. 한쪽은 벼락이 떨어지니 달아났고, 한쪽은 벼락을 주워먹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양국간의 미사일지침(Missile Guideline) 해제가 대구시와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가 똑같은 실수를 한다. 사실은 우리가 자승자박(自繩自縛)해서 몰랐던 것에서 풀려나기에 지역경제 즉 산업에 상전벽해의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한 국방상 미사일 사거리와 중량에서 제한된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우주산업(감시위성, 정찰위성), 군사산업(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무인항공기(드론, 무인항공기) 및 군사제도(우주전략, 우주방위사령) 등에 변혁이 초래될 것이다. 드론만 보더라도 이제까지는 장난감 드론 생산만 허용되었기에 대형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는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북한이 몇 차례 무인항공기로 남한을 정찰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발만 동동 굴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와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듯, 미사일지침 해제는 우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어진다. 주변국가인 일본, 중국, 북한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예상되는 나비효과를 상상하기 싫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T)이 접목되면 가공할 위력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미 방위산업과 우주산업 발전에 대한 로드맵이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고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국가 미래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엄청난 지원과 투자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항공 우주산업은 자동차, 조선 다음으로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산업이며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더욱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미래먹거리를 늘 걱정하는 대구시에서는 미사일지침 해제에 따른 나비효과를 예측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앞서 고지 선점을 하는 발 빠른 행동을 해야 한다. 이제는 패싱론(passing theory) 혹은 홀대론(mistreatment theory)과 같은 몽니가 먹혀든다고 해도 '스스로 퇴보함'은 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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