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여성들이 구조대상에 포함된 남성과 부부행세를 하거나 심지어 강제로 결혼하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내 대피소에 수용된 일부 아프간 여성들은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구조 대상에 포함된 남성에게 수천 달러를 주고 결혼을 하거나 그들에게 남편 행세를 시키고 있다. 이들 여성 중에는 어린 소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난민 대피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관리는 최근 미 국무부에 해당 소식을 알렸다.
CNN은 "이러한 사실이 아프간인들의 절박함을 드러내고, 탈레반의 통치가 여성과 소녀들에게 주는 두려움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던 미국 외교관들이 본국에 연락을 취하기에 충분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편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통치와 성차별적 폭력에 항의하고자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수십 명의 여성들이 아프간 중서부 헤라트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권 보장 운동을 펼쳤다면서 탈레반의 공허한 약속에 싫증 난 여성들은 헤라트 주지사의 집무실로 행진해 탈레반 조직원들과 대치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아프간 곳곳에서 여성들의 목숨을 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여성의 지원 없이는 어떤 정부도 안정적이지 못할 것'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고 탈레반 조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려워하지 마, 두려워하지 마. 우리는 함께 있어" 등 구호를 외쳤다.
탈레반은 집권 1기(1996~2001년) 기간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고 여성 인권을 무참히 탄압했다.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전통복)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고, 남성 동행자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으며 과부나 미혼 여성 또는 13세 이상 소녀들을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키기도 했다. 지난 8월 집권 2기에 들어선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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