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낮 12시 30분쯤 대구 동구 한 결혼식장 내 식당. 약 3천801㎡(1천150평)의 공간에는 하객 300~400명이 모여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방역수칙상 결혼식장 내 식당에선 옆자리와 앞자리에 앉는 게 불가하다. 테이블 곳곳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착석금지'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식당 내 하객들은 이에 아랑곳않고 마주 보거나 옆자리에 붙어 앉는 등 자체적으로 방역을 완화했다.
대구에서 일반 식당·주점 등은 거리두기가 3단계, 결혼식장은 2단계로 적용되면서 예식장 내 식당이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시설에 비해 인원제한 완화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탓이다.
식당 내 테이블 간 간격은 1m도 되지 않았고, 방역 칸막이도 없었다. 감염 우려는 더욱 컸지만, 직원들의 제재는 없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는 사람들 주변으로 가서 청소만 할 뿐,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안내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하객들은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하객으로 온 이모(35) 씨는 "요즘처럼 매일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결혼식장밖에 없다"면서 "특히 식당 내에선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면서 식사하는데 언제라도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웨딩홀도 마찬가지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웨딩홀 앞은 결혼식 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개의 웨딩홀이 각각 30분 주기로 결혼식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로비에는 수백 명이 몰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웨딩홀 내부에는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99명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신접종 완료자까지 포함해 100명 이상의 하객들이 모여 있었다. 평소보다 제한된 인원으로 결혼식이 진행되는 탓에 빈자리도 보였지만, 착석한 사람들 간의 거리두기는 없었다. 지인 또는 친인척으로 구성된 이들은 5인 이상 붙어 앉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들은 신랑과 신부가 등장하거나 행진을 할 때 일제히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곳 결혼식장 관계자는 "통상 토요일에는 2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오는데, 출입구와 식당에서 이중으로 방문자 명단을 확인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하객들이 반갑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붙어 앉는다. 모두를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거리두기를 위한 안내방송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직원들에게도 제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식당 내 테이블 방역 칸막이도 이달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결혼식장은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예약한다.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면 혼주들과 식장 간에 금전적인 변상 문제 등 혼선이 발생한다"면서 "대구에서는 결혼식장 내 집단감염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제한을 크게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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