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렴'(淸廉)이 모든 업무의 기본이자 화두인 시대에 살고 있다. 공직자라면 항상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하는 단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많은 이는 시민, 나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에 대해 높은 수준의 청렴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 수준과 공직자가 인식하는 청렴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년에 발표한 부패인식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직자의 60%가 우리 사회가 청렴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 11%만이 우리 사회가 청렴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와 국민 간의 청렴 인식에 있어서 이처럼 큰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공공기관의 각종 부패 및 비리 사건이 주요인이다. 특히, 최근 모 기관에서 발생한 부동산 관련 도덕적 해이와 내부 정보 사적 이용 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희미한 국민의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의 등불마저 한순간에 꺼져 버렸다.
'청렴'에 대한 인식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돼 왔다. 과거에는 근면함, 검소함,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는 정직함 등 주로 개개인의 의지에서 비롯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면이 강조됐다. 그러나 지금은 '청렴'이라는 단어에서 공정성, 투명성, 상호 신뢰, 소통 및 협업 등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현대사회에서 부정과 반칙이 사라진 신뢰받는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개인의 청렴의식 함양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인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구시설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평가에서 4년 연속 청렴도 우수 등급 이상을 달성했고, 3년 연속 부패 방지 시책평가 면제 기관으로 선정된 윤리경영 분야 선도 공기업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청렴 윤리경영 중장기 운영계획의 일환인 '청사진'(淸思進)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청렴(淸)만 생각(思)하며 나아가다(進)'와 '청렴한 세상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공단에서는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을 활용한 언택트 청렴 결의 대회를 개최했고, 대구 전역에 산재한 공단 사업소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소규모 청렴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반부패 청렴 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단에서는 전 직원의 청렴 관련 법령, 지식 습득을 위해 청렴 소식지와 청렴 윤리경영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윤리경영 관련 상호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해 대구경북 공공기관 공동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청렴 정책을 발굴, 시행할 계획이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타인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관용으로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뜻이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게는 서슬 퍼렇게 엄격한 이율배반적 태도로는 결코 청렴한 조직문화를 이룩할 수 없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지혜, 뚜렷한 소신, 반듯한 직업윤리 의식을 가진 공직자만이 청렴의 참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섬김의 리더십'이야말로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대구시설공단의 모든 임직원, 나아가 시민 모두가 청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김으로써, 청렴 대구를 위한 신뢰의 등불이 환하게 비춰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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