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형의 시시각각] <65> 하늘이 내린 벌레, 누에

실도되고, 약도 되고, 돈도 되고…'뽕' 뽑습니다

경북 상주시 이안면
경북 상주시 이안면 '초록드림(대표 오홍섭)' 누에 사육장에서 황금 누에가 금빛 고치를 지었다. 황금 누에는 농촌진흥청이 흰 누에와 태국 노란 누에를 교배시켜 육종했다. 5령7일 된 황금 누에로 만든 '홍잠'은 파킨슨병 등 뇌질환 억제 효과가 알려져 양잠산업에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북 상주시 이안면
경북 상주시 이안면 '초록드림 누에 사육장에서 황금 누에가 금빛 고치를 짓고 있다. 누에가 입으로 토해내는 명주실의 굵기는 머리카락(0.08mm) 보다 가는 0.015mm. 고치 한개당 실 평균 길이는 1.5km에 이른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좁살 만한 크기의 누에 알. 알에서 깬 1령과 다 자란 5령 누에의 몸무게 차이는 약 1만배. 길이는 27배에 이른다. 알-애벌레-번데기-나방으로 변태 하면서 약 45일을 사는 곤충이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좁살 만한 크기의 누에 알. 알에서 깬 1령과 다 자란 5령 누에의 몸무게 차이는 약 1만배. 길이는 27배에 이른다. 알-애벌레-번데기-나방으로 변태 하면서 약 45일을 사는 곤충이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초록드림 오홍섭(63), 안애향(60) 부부가 뽕잎을 썰어 누에에게 주고 있다. 5령 이후 부터 7일 동안은 누에가 잠도 자지 않고 뽕잎을 먹어 가장 바쁜 시기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초록드림 오홍섭(63), 안애향(60) 부부가 뽕잎을 썰어 누에에게 주고 있다. 5령 이후 부터 7일 동안은 누에가 잠도 자지 않고 뽕잎을 먹어 가장 바쁜 시기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 넉잠을 잔 5령 이후 7일 동안 뽕잎을 먹은 뒤 입으로 명주실을 토해 고치를 짓는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 넉잠을 잔 5령 이후 7일 동안 뽕잎을 먹은 뒤 입으로 명주실을 토해 고치를 짓는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5령 7일이 지나 먹이활동을 중단하고 머리를 치켜드는 익은 누에(숙잠). 명주실을 풀어 고치를 짓기 직전인 이 누에로 기능성 건강 식품
5령 7일이 지나 먹이활동을 중단하고 머리를 치켜드는 익은 누에(숙잠). 명주실을 풀어 고치를 짓기 직전인 이 누에로 기능성 건강 식품 '홍잠' 분말을 만든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5령7일 된 익은 황금 누에(숙잠). 이 누에를 찌고 동결건조해 기능성 건강식품
5령7일 된 익은 황금 누에(숙잠). 이 누에를 찌고 동결건조해 기능성 건강식품 '홍잠' 분말을 만든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익은 황금 누에 몸속 실샘에 저장된 노란 단백질. 누에가 이 단백질을 입으로 토해낸 것이 명주실이다. 기능성 건강식품, 실크 화장품, 실크 인공 고막 등의 원재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익은 황금 누에 몸속 실샘에 저장된 노란 단백질. 누에가 이 단백질을 입으로 토해낸 것이 명주실이다. 기능성 건강식품, 실크 화장품, 실크 인공 고막 등의 원재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오홍섭(63), 안애향(60) 부부가 황금 누에를 키우고 직접 가공해 생산한 홍잠 분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홍잠은 파킨슨병,치매,당뇨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오홍섭(63), 안애향(60) 부부가 황금 누에를 키우고 직접 가공해 생산한 홍잠 분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홍잠은 파킨슨병,치매,당뇨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북 상주시 이안면 '초록드림' 누에 사육장.

뽕잎만으로 자란 누에가 집(고치)를 지었습니다.

황금 누에가 금빛 실로 만든 '골드 실크' 하우스.

수천 년을 한결 같이 하얀 명주실을 내 주던

순백의 흰 누에가 진화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7년 전부터 누에를 친 오홍섭(63)초록드림 대표.

어린시절 부모처럼 처음엔 고치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고치'보다 '식품'에 더 빠졌습니다.

고치는 행사용·실 뽑는 체험 키트용으로 소량만,

주력은 기능성 건강 식품 '홍잠' 을 만드는 일입니다.

5령7일째, 실을 뽑기 직전 익은 누에(숙잠)를

증기로 찌고 동결건조해 가루로 만드는 홍잠.

지난해 말, 농촌진흥청이 한림대 연구팀에 의뢰한 결과

파킨슨병·치매·당뇨 억제 효과가 입증되면서

홍잠은 양잠산업에 새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당뇨에 좋다는 '5령3일 누에'는 이미 알려진 식품.

이젠 식품을 넘어 항암치료제도 개발중입니다.

지난 3월, 원자력연구원은 죽은 누에에서 항암면역

성분을 뽑는 기술을 개발해 민간기업에 전수했습니다.

'입는 양잠'이 '먹는 양잠'으로 빠르게 진화중입니다.

사실 누에 만큼 신비롭고 이로운 벌레도 없습니다.

고치 한개를 짓는 실 평균 길이는 무려 1.5km.

머리카락(0.08mm) 보다 가는 명주실(0.015mm)을 내어

목화·삼배보다 귀한 실크, 비단옷을 짓게 했습니다.

번데기 조차 소중한 먹거리로 남김없이 내줬습니다.

화학섬유에, 넘치는 먹거리에 그 사명을 다했나 싶더니

뽕잎에 1g의 농약도 허락치 않는 환경지표 곤충으로,

실크 비누·실크 화장품· 실크 치약·실크 인공고막에다

난세에 인간의 불치병도 다스리는 귀한 몸이 됐습니다.

하늘이 내린 벌레, 천충(天蟲)이 틀림없습니다.

알애서 깨 넉 잠을 잔 5령(5tp) 누에는

이후 7일 동안 잠도 안자고 24시간 먹어댑니다.

잠시라도 밥을 굶기는 날엔 누에 농사는 폭망.

밤 늦도록 차린 밥상이 아침에 또 텅 비었습니다.

뽕을 쪄야 하는데 속절없이 비가 또 내립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