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프, 골프인] 신미자 인터불고CC 경기팀장

"캐디 출신이라 그들의 고충 누구보다 잘 알죠"
캐디 사업 실무 경험 쌓으려 월급 적지만 미래 위해 선택
"캐디, 동반자로 여겨 주세요"

신미자 인터불고CC 경기팀장이 라운드 진행 모니터를 보면서 캐디들에게 무전을 하고 있다. 최두성 기자
신미자 인터불고CC 경기팀장이 라운드 진행 모니터를 보면서 캐디들에게 무전을 하고 있다. 최두성 기자

골프장 경기팀장은 골퍼들의 플레이를 돕는 캐디 총괄 책임자다. 캐디 모집부터 교육, 진행, 근태관리, 고객(골퍼)의 불만 해결 등을 업무 영역으로 두고 있다.

골퍼들이 직접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경기팀장은 평소에는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면서 팀간 간격 등 원활한 진행을 관리한다.

"홀이 비었으니, 빨리 가라." 라운드 도중 캐디의 무전 너머로 듣거나 카트에 달린 태블릿 화면으로 본 플레이 독촉 문구의 발신 주체다.

경북 경산의 인터불고컨트리클럽(CC) 신미자 경기팀장은 캐디들에게 가장 무서운 상사보다는 동반자로 다가가려 한다. '명령'보다는 '이해'를 앞세운다. 그 또한 캐디 출신으로 캐디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인터불고CC가 문을 연 2007년 캐디로 입사해 지금껏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7년을 캐디로 뛰었고 2014년 관리직원으로 새 출발해 지금의 팀장까지 이르게 됐다.

캐디 때에 비하면 월급이 적지만 신 팀장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다고 했다. 캐디 사업의 실무 경험 쌓으려 투자를 한 셈.

경기팀장의 하루는 바쁘다.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교육으로 하루를 시작해 골퍼들이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매의 눈으로 모든 걸 관장한다.

신 팀장과 호흡을 맞추는 캐디는 100명 정도. 많을 땐 140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로 몰려드는 골퍼들로 골프장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지만, 신 팀장의 일은 더 늘었다.

신 팀장은 "캐디가 없어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며 "원활한 캐디 수급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많은 골프장이 캐디가 없어 아우성이지만 인터불고CC에서는 아직 그런 일은 없었다.

노동 강도가 세, 캐디의 이직률은 높은 편이다. 골프백 운반, 골프채 전달, 스코어 계산, 거리 봐주기, 공 찾아주기, 라이를 봐주기 위해 수 백번 앉았다 일어서기 등은 기본 업무. 폭염, 우천시에는 일이 더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 갖가지 불만을 털어놓는 소위 '진상' 고객들을 만날 땐 힘이 쭈욱 빠진다.

신 팀장은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 캐디들의 서비스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고객들도 캐디를 동반자로 여겨 예쁜 말한마디 건네며 안전하고 유쾌한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