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대선주자 TK 토론회] '지역 균형발전' 한목소리…선두 이재명엔 견제구

7차 TV토론회…취수원 다변화 깨끗한물 공급, 산업 전화 TK 메가시티 구축
다양한 지역 현안들 정책 논의
기본소득·탄소세·토지보유세, 이재명 공약 걸고 날선 공방전…李 "국민이 판단하실 것" 방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6명이 대구경북(TK)을 무대로 정면 충돌했다. 오는 주말 TK 지역 경선을 앞두고 지역방송 3사(TBC·MBC·KBS) 주최로 열린 7차 TV토론회에서다.

이재명·김두관·정세균·이낙연·박용진·추미애(기호 순)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저마다 소신있는 지역 공약을 내놨다.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비롯한 '핫 이슈'에 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세부 정책 면에서는 뚜렷한 인식차도 드러냈다.

◆ 산업전환·신공항·물 문제 '핵심'

지역 방송사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인 만큼 TK지역에 대한 정책 토론이 첫 번째로 시작됐다. 점차 쇠락하는 비수도권 경제를 의식한 듯 최대 현안은 '산업 전환' 문제였고, TK 통합신공항과 취수원 다변화 문제도 후보들의 공통 관심사였다.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정세균 후보는 "TK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물 문제인데, 대구에 취수원을 이전해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대신 구미에는 KTX 정차역을 신설해 교통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TK 통합신공항이 추진 중인데, 여기에 입법 지원과 추가적인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며 "또 2038년 아시안게임을 대구와 광주가 공동 유치 준비 중인데, 유치준비위를 조기에 구성하고 달빛내륙철도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도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을 비롯한 지역 내 산업 발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TK 메가시티를 새로운 제조업 수도로 만들겠다"며 "이에 걸맞게 로봇, 물 산업, 바이오메디컬, 전기차 등 전략사업을 육성해야 하고, 특히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후보는 "TK가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 메가시티로 거듭나야 하고, 대구시가 추진 중인 5+1 미래 신산업이 든든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구는 달빛동맹을 한강의 기적을 넘어서는 '달빛 기적'으로 만들고, 경북은 환동해 시대 북방교역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두관 후보는 "동북아 지식기반산업의 중심으로 성장시킬 TK는 제가 주장하는 (지방분권) 체제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대구경북특별자치정부'가 동북아 최고 수준의 지식기반 산업 중심 메가 시티로 거듭나야 하고, TK 통합신공항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가진 공항 경제권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산업구조 대전환'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이 후보는 "대구와 구미,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와 소재산업 벨트를 육성하고, 섬유 등 전통적 뿌리산업은 혁신하면서 새로운 첨단산업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수질 개선과 물 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통합신공항과 울릉공항을 적극 지원하는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해 TK에 새 도약 기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용진 후보는 "TK 통합신공항 사업에서 중요한 건 공항 뿐만이 아니라 연계된 교통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핵심이고, 중앙정부 지원 방안을 최대한 함께해야 한다"며 "얼마 전 DGIST에 가서 간담회를 했는데, 이곳이 지역 산업 변화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고 밝혔다.

◆ 토론은 '이재명 견제' 중심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는 현재까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구도 쏟아졌다. 특히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의 재원 문제를 둘러싸고 탄소세와 토지보유세 등을 엮어 난타전이 벌어졌다.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여러 차례 기본소득 재원을 여쭤보고 있는데, '나는 할 수 있다', '성남에서 이랬다'는 둥 얘기만 거울보며 하듯 반복하셨다. 국회 예결위원장 출신 의원이 3명이나 캠프에 있다고 했으니 재원 마련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차분하게 설명할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불쾌한 듯 "계산이 틀렸으니 다시 해보라"거나 "이미 했는데 의원님이 안 듣고싶어하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첫해 20조원은 일반회계 예산의 3%에 불과해서 충분히 가능하고, 추가분은 탄소세나 토지보유세 감면 조정을 통해 할 수 있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발언권을 넘겨받은 정세균 후보는 재차 비슷한 질문을 했다가 답변도 비슷하게 나오자 "동문서답을 하신다"고 쏘아붙이는 등 날선 분위기도 연출됐다.

정 후보는 "처음에 50조원이 들어가는데, 반반씩 조세 감면과 일반회계 조정을 한다고 말했었다. 이게 그대로 유효한 것인지, 아니면 철회하는 것인지 질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첫 해는 소액으로 하고 조금씩 늘려서 임기 말까지 58조원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조세 감면도 필요하고, 일반회계 조정과 증세도 모두 필요하다는 말씀을 지금까지 드리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에 정 후보가 "일관되지 않은 답변이다.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질문인데, 여전히 회피 내지 답변 거부를 하고 계신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답 했다. 했는지 아닌지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을 자르기도 했다.

이후 탄소 중립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도 이낙연 후보가 "에너지 전환을 위해 지원하기 위해 나오는 게 탄소세 이야기인데, 이재명 후보는 그걸 기본소득에 나눠주자고 하지 않느냐. 과연 탄소 중립에 도움이 될 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고, 이재명 후보는 "일부는 기본소득에, 일부는 산업 전환에 쓰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미애 후보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문제를 두고 이낙연·이재명 상위권 두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기도 했다.

추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게 "(월성 1호기 수사는) 윤석열이 청와대와 정부를 겨냥한 협박성 수사를 한 것인데, 왜 당 대표로서 이를 더 강하게 대처하지 않고 오히려 '동반사퇴'를 거론하기까지 했느냐"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에 이 후보는 "대표 시절 발언을 보면 검찰 관련 발언이 가장 많았고, 청와대와 교감은 있었지만 수사권 남용이자 옳지 않은 수사였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가능하면 정책을 공동 승계하겠다는 협약식을 갖고 싶은데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는 "신규 원전은 금지하고, 가동기간 내라면 계속 사용하면서 노후한 원전은 폐지하는 것이 제 공약임을 이미 명확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따로 협약식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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