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군위, 의성, 대구, 경북의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공동합의는 반목을 넘어 미래를 택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군위의 마음을 돌리고 극적 합의를 이뤄냈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군위군의 대구편입 조건이었다. 약속대로 군위군의회는 지난해 8월, 대구시의회는 올해 6월에 군위군의 대구편입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는 등 경북도를 비롯해 대구시와 해당 지자체, 관련 기관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지방자치법 절차에 따라 편입을 진행했다.
하지만 경북도의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남은 것은 경북도의회였는데 이달 2일 열린 본회의에서 초유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군위군 대구 편입에 찬성하자'는 안건이 찬성 28표, 반대 29표로 부결됐고, '군위군 대구 편입에 반대하자'는 안건도 찬성 24표, 반대 33표로 부결된 것이다. 이렇게 애매한 결과를 두고 지금까지도 말들이 무성하다. 가부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국회법 등 절차에 어긋난 것이다라는 주장에서부터 단순 의견이여서 문제가 없다는 의견까지, 후폭풍이 만만찮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등 대구경북 안팎으로 처한 상황에서 같은 마음으로 손잡고 전력 질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의회 안에서조차 군위 대구 편입 찬성·반대파가 나뉘어 갈등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그런데 최근 이 문제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가 하나 발표됐다. 군위군 대구편입에 대해 경북도민의 38%는 찬성, 34%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4% 차이로 근소하게 찬성 의견이 앞섰는데 이 '4'라는 숫자가 묘하다. 도의회 표결 역시 자세히 보면 4라는 숫자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찬성은 4표 차이다. '편입 찬성'안건에는 28명의 의원이, '편입 반대' 안건에는 24명의 의원이 찬성했다. 반대도 4표 차이다. '편입 찬성'을 반대한 의원은 29명, '편입 반대'를 반대한 의원은 33명이다. 두 안건은 모두 부결됐지만 도의회의 고뇌가 느껴지는 4표 차이가 찬성이 4% 앞서는 도민 여론과 겹쳐 보인다.
미래를 위해 약속했고 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경상북도에게 오래도록 한 식구였던 군위군을 보내는 일은 생니를 뽑아내는 것처럼 아프다. 도의회 표결 결과는 이와 같은 도민들의 착찹한 심정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995년 달성군을 대구시에 편입할 때는 도의회에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9명 중 5명이 편입에 반대했고 2명이 기권했다. 그렇게 상정된 '편입 반대' 의견이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었다. 그에 비하면 이번 결과는 미래를 염두에 둔 도의회의 깊은 고민이 엿보인다.
4라는 숫자에 숨은 고뇌와 함께 희망을 본다. "힘들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현 상황을 꿰뚫는 결론이다. 군위군 대구편입에 대해서 대구시의회와 군위군의회는 전원 찬성했으며 경북도의회는 팽팽한 결과가 나왔다. 경북도는 이러한 지방의회의 의견과 함께 그 배경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입장 및 고민, 미래를 향한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정부에 군위군 대구편입을 건의할 것이다.
달성군 대구편입이 도의회의 압도적 반대에 처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이 더 우호적인 환경이다. 법리적으로도 행정구역 변경 및 편입은 지방의회 의견에 구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달성군도 대구시에 편입됐었다. 경상북도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개항까지 어려운 고비들을 수차례 넘을 것을 각오하고 있다. 이번에는 죽을 死(사)가 아닌 살릴 4가 우리에게 주는 희망을 안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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