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봇 CEO] <2>김남혁 옵티머스시스템 대표

메타버스 기반 군사훈련용 시뮬레이터 개발
실제와 똑같은 훈련 가능…예비군 훈련장 등 우리 군에 공급
연내 대구로 본사 이전…“대구에서 판 벌여볼 것”

김남혁 옵티머스시스템 대표. 채원영 기자
김남혁 옵티머스시스템 대표. 채원영 기자

옵티머스시스템은 '로봇 기술을 가상현실에 입히는 기업'이다. 2009년 로봇 전공자들이 모여 경기도 용인에 회사를 세웠다. 초기에는 디지털 매뉴팩처링을 주된 사업으로 하다가 2015년부터 대구에 지사 격인 공장을 설립하고 메타버스 기반의 군사훈련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옵티머스시스템은 대구가 로봇 메카가 될 가능성을 보고 올해 내로 본사를 대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전 결정은 오롯이 '대구가 로봇하기 좋다'는 판단에 따랐다. 대구에서 세계적인 로봇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김남혁 대표를 달성군 공장에서 만났다.

-대구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에 지인이 있어 우연한 계기로 2011년 무렵 연구개발을 함께했고 이후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 2016년에는 대구시 지원을 받아 대표 제품인 고공강하훈련 시뮬레이터 VPTS를 개발했고 이때부터 회사가 본격적인 제조기업으로 변신했다. 연말에는 대구시 지원으로 테크노폴리스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수도권 기업이 대구로 이전하는 결정을 하긴 쉽지 않았을 텐데?

▶대구지사를 설립하면서 군사훈련용 시뮬레이터 개발을 이곳에서 중점적으로 하다 보니 사업의 중심도 이 분야로 넘어왔다. 본사 이전 결정은 대구시나 DMI와의 인연을 배제하고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대구만큼 로봇 인프라가 잘 깔린 곳이 없다. 본사 이전이 본격적인 개발과 생산을 확장할 기회가 될 것이다.

-군사훈련용 시뮬레이터에 대해 소개한다면?

▶대표 제품은 VPTS를 비롯해 정밀 사격훈련 시뮬레이터 MARS, 전술훈련 시뮬레이터 TAD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메타버스에 기반한 훈련 시스템이고 이를 동작하는데 로봇 기술이 들어간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 모여 다양한 무기로 상호반응 하에 실제 상황과 동일한 훈련을 할 수 있다.

-어떻게 군사용 로봇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나?

▶2017년 초 육군사관학교에서 VPTS 제품을 보고 우리 군에 필요한 군사훈련 시스템을 국산 기술로 개발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MARS다.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예비군 훈련장을 중심으로 국내 6개 지역 훈련장에 제품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 전시회 참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2019년 글로벌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EUROSATORT)와 미국 국제 방산전시회(AUSA)에 참가했다. 참가 당시에는 그렇게 유명한 전시회인지 몰랐다. 중소 규모 기업은 대부분 포스터 부스라고 해서 작은 규모의 공간을 빌리는데, 우리는 시뮬레이터를 보여줘야 하니 대형부스를 빌렸다. 국내외 군 관계자들이 우리 부스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유명 IT업체도 관심을 표했다. 이때의 경험이 사업을 지속하는데 큰 자신감이 됐다.

김남혁 옵티머스시스템 대표. 채원영 기자
김남혁 옵티머스시스템 대표. 채원영 기자

-올해 역점 프로젝트나 신제품 개발 계획이 있는가?

▶전투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하드웨어 중심의 웨어러블 로봇이 아닌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래 전투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한다. 이 제품은 제조산업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 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로봇 테스트필드 대구 유치에 대한 생각은?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 부족으로 상용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연구개발을 거쳐 상용화까지 성공하는 기업은 전체의 5%도 안 될 것이다. 이번 로봇 테스트필드 사업으로 대구에 있는 많은 개발사가 상용화에서 막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옵티머스시스템 역시 대구에서의 본격적인 사업에 테스트필드가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구경북 로봇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는지?

▶대구경북 로봇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는 의료, 제조, 서비스 등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제품 안정화와 상용화가 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지역 로봇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전통적인 제조산업이 발달한 대구는 향후 로봇산업의 제품 생산기지로도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역 로봇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많은 기업들이 시장을 국내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히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국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테스트필드 유치로 로봇 인프라가 잘 구축된 만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과감히 나아가야 한다. 자사도 글로벌사업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옵티머스시스템은 젊고 의욕 많은 개발자들이 만든 회사다. 시장의 요구에 맞는 창의적인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겠다. 대구의 많은 젊은 인재와 함께할 계획도 있다. 최근 경북대와 영남대 학생들과 면접을 봤다. 대구에서 한 번 판을 벌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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