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경상감영 경관 복원을 위해 대구우체국 건물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된 가운데 대구시와 우체국 측이 대체 부지 협의를 이루지 못해 경관 복원에 난항이 예상된다.
조선시대 각 도의 관찰사들이 거처하는 공간인 감영의 입구는 통상 외삼문-중삼문-선화당으로 이어지는 중첩 구조로 돼있다. 대구시가 지난해 4월 진행한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중삼문 터 등이 발견되며 현재 달성공원에 있는 관풍루(외삼문) 이전을 통한 외삼문-중삼문-선화당 복원에 대한 기대가 감돌았다. 하지만 이대로 관풍루 이전이 이뤄진다면 인근 대구우체국 건물이 가까이 붙어 있어 복원 후 경관 훼손의 여지가 있다.
이에 지난 6일 대구우체국철거촉구시민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중구 포정동에 위치한 우정사업본부 대구우체국에 현 우체국 건물을 자진 철거 및 이전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우체국과 대구시는 대체 부지 협의에 도달하지 못해 당장 건물 이전은 힘들 전망이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대구 역사의 위상 회복과 문화관광자원 확보를 위해 경상감영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사업은 191억원(국비 41억원, 시비 151억원)을 투입해 옛 병무청 부지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단계에 있으며 이를 위해 대구시는 주변 사유지 매입 등을 진행 중이다.
대구시와 경북지방우정청(이하 우정청)은 2016년 전후부터 대구우체국 이전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해왔다. 대구시 관계자에 따르면 2019년 진행된 논의에서 대구시가 제시한 부지 2곳과 우정청이 제시한 부지 1곳이 대구우체국 이전 장소로 거론됐으나,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지금까지 협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청은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현 대구우체국 부지(5천497㎡) 수준의 면적이 확보된 중·남구 내 부지를 원하는 상황이다. 우정청 관계자는 "면적도 면적이지만 우체국의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고객 및 물류 차량 접근성도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장소 이전을 위해서 물류 집배원들의 배달 범위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대구우체국 주변엔 주요 관공서들이 밀집돼 있어 업무 편의를 위해서도 이전 장소를 신중히 선정할 필요가 있다. 중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A씨는 "평소 업무 시 등기 부치러 대구우체국을 자주 방문하는데 너무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기면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는 우정청의 조건을 충족하는 부지 확보가 현재로선 어렵단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중·남구엔 유동성이 어느 정도 갖춰졌으면서 그만큼 넓은 부지가 없다"며 "지가도 높다 보니 부지 매입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조영화 대구우체국철거촉구시민모임 대표는 "우체국 건물 이전에 대한 관련 당국 간 적극적인 협의가 진행돼 경상감영 복원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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