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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알길래?" 서욱, D.P. 가혹행위 두고 "조금 극화, 지금과 좀 달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들고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들고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군 가혹행위 문제를 다시 이슈화시킨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에서 묘사된 군 가혹행위와 관련, 국회의원들에게 "조금 극화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지금의 병영 현실과 좀 다른 상황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지휘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병영 부조리를 반드시 근절하고 선진 병영문화를 이뤄내야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D.P.는 군무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의 줄임말이다. 극중 이들이 탈영병을 추적해 붙잡는 과정을 그리는 웹툰 원작 드라마인데, 가혹행위 등 부조리가 탈영병들의 탈영 이유로 언급된 것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군대 생활 상당 부분도 가혹행위로 채워져 있어 주목됐다. 군무이탈 체포조와 탈영이라는 소재보다 오히려 더 시선을 끌었다는 평가다.

이게 처음에는 군대를 전역한 예비역 및 현역 장병들에게 회자되던 것이, 점차 대중에 널리 퍼지면서, 지금은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과 이들 부모·가족으로부터도 반응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가령 이런 가혹행위를 군 입대 이후 자신이 또는 아들이 당할까봐서다.

실은 이날 서욱 장관의 답변과 같은 맥락의 언급이 지난 6일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으로부터 나온 바 있다. 그는 당시 정례브리핑에서 '군 관계자가 (드라마 배경이 된) 2014년의 일선 부대에서 있었던 부조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국방부 공식 입장이냐'고 묻자, 문홍식 부대변인은 "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2014년의 부조리는 그해 발생한 '윤일병 사건'을 가리킨다.

다만 공교롭게도 문홍식 부대변인과 서욱 장관의 답변 전후 시점에 군 가혹행위 피해 관련 사례가 언론을 통해 잇따라 소개된 바 있다.

불과 하루 전인 7일에는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를 통해 아버지 간병 차 휴가를 다녀왔던 해군 수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해군은 유가족이 제기한 병영부조리(의혹)과 사망 원인 등에 대해 군 수사기관을 통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후임병에게 유사성행위 등 가혹행위를 수개월에 걸쳐 가한 공군 병사 2명이 최근 병장이 아닌 상병으로 강등돼 전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조교로 복무한 A, B씨는 후임병 신체에 전기드릴을 갖다 댄 것을 비롯해 훈련병들을 구타하고, 병사들 앞에서 여성 간부들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29일에도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 생활관·영내 등에서 병사 간 집단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주요 피해 내용은 폭언·욕설, 구타·집단 폭행, 감금, 성추행,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 뿌려 불붙이기, 공공장소 춤 강요, 헤어 드라이어로 다리 지지기 등이었다. 이 역시 현재 공군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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