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베스·투테르테' 연일 언급, 도대체 누구?

국가부도·과격한 즉결처형 등 2인 모두 '실패한 지도자' 상징
안 좋은 이미지 씌워 반사이익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여야 유력 대선주자 사이의 공방에 '차베스'와 '두테르테' 등 전·현직 외국 국가원수들이 '강제 소환'되고 있다.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대후보에게 씌우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한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른바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이고, 이들이 국내 정치 무대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후보(대구 수성구을)는 지난 7일 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그야말로 차베스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1일에는 홍 후보와 당내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가 서로 상대를 향해 '두테르테 같다'며 설전을 벌였다.

우고 차베스는 지난 2013년까지 집권한 베네수엘라의 4선(56대~59대, 재임기간 14년) 대통령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필리핀을 이끌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되고자 사력을 다하는 이들이 비록 외국일지언정 '대통령'에 비유되는 상황에 '뜨악'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두 전·현직 대통령이 실패한 지도자의 상징으로 국내에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경쟁후보에게 실패한 지도자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무모한 포퓰리즘 정책을 고수하다 부유한 산유국을 파산시킨 원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국의 쇠락', '과도한 퍼주기 정책', '국가부도' 등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4천명 가까운 마약 용의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는 즉결처형식 대책을 추진해 논란을 자초했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과격', '비이성', '급진' 리더십의 대명사로 통한다. 논란의 여지없이 우리 국민들이 극도로 거부감을 표시하는 지도자 상들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구구절절 복잡하게 설명하기보다 국민들이 익히 알고 있는 비유대상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하면 메시지가 훨씬 더 간명해지고 효과도 즉각적"이라며 "외국 인사라서 명예훼손에 대한 부담이 적고 외교적 결례라는 반발이 있지만 이른바 '동업자'(정치인)들이라 선거 국면에 대한 양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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