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유력 대선주자를 향하던 '앵그리버드'(홍준표 국민의힘 후보 별명)의 독설이 여당 대선후보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타깃을 잠재적 경쟁상대로 바꾼 것이다.
정치권에선 홍 후보(대구 수성구을)가 '여권 저격수'를 자임하는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여당에서 가장 '센' 후보와 이른바 '맞장'을 뜨는 구도를 연출함으로써 '대안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 후보는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잘못된 인성으로 가족 공동체를 파괴하고 이젠 허무맹랑한 기본 시리즈로 국민들 사이도 이간질하는 이재명 후보는 그만 각성하고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7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를 내세우는데 그야말로 차베스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한 다음날 곧바로 연타를 날린 셈이다.
홍 후보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언급에 '외교적 결례'라고 반발한 이 지사를 향해 "기껏 한다는 반박이 외교적 결례냐?"며 "정상적 공약으로 대선 치러야한다. 국민은 바보 아니다"고 대응수위를 더 높였다.
지난 1일 당내 유력주자인 윤석열 후보와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 여부를 두고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까지 소환하며 거친 설전을 벌였던 모습과 판박이지만 상대가 바뀌었다.
당시 홍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윤 후보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응수했었다.
당내에선 이를 두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후보의 자연스런 전략변경이라면서도 이른바 '모두 까기' 작전이 추격 방식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선두에 올라서고 난 후에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부 경쟁자의 위상이 흔들리는 틈을 재빨리 파고 든 홍 후보가 여당 저격수로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전략이지만, 본선의 승패를 가를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두고 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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