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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성추행 징역 3년 오거돈, 2심 앞두고 피해자 진료 기록 재감정 의뢰 "피해자 반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연합뉴스

여성 부하직원을 강제추행(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2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이 항소해 진행되고 있는 2심 재판을 앞두고, 피해자 진료 기록에 대한 법원의 재감정을 의뢰한 것과 관련, 9일 피해자 측이 크게 반발했다.

이날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부산성폭력상담소 교육관에서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이날은 오거돈 전 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 전날이다.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2심 재판 시작일은 원래 지난 8월에 예정돼 있었으나, 오거돈 전 시장 측이 피해자가 법원에 제출한 진료기록 재감정을 요청하면서 이달 15일로 연기된 바 있다.

1심 재판 과정에서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연합뉴스
1심 재판 과정에서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측은 9일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처음에는 '피해자다움'을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정신병자다움'까지 강요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거돈에게 강제추행 당한 후 발병한 것이 맞느냐는 게 오거돈 변호인 12명의 주장"이라며 "오거돈이 아닌 피해자의의 정신상태를 재감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저 사람들이 한 달이나 재판을 연기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는 "주도 면밀하게 사퇴를 요구하고 악플러를 포함한 2차 가해자들을 주도적으로 고소했다는 것이 의심(재감정 요청)의 근거라고 한다. 100% 잘못한 오거돈에게 '내 잘못은 없으니 당신이 직장을 떠나라'고 한 게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고, 혼란스런 상황에서 저의 뺨을 후려쳐가며 정신 차리고자 했을 뿐인데 그럼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했나"라고도 했다.

이어 "3개 병원에서 감정을 받은 제 상태는 제발 그만 따져 묻기를 바란다. 오거돈 당신의 정신 감정이나 받아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거돈 전 시장이 몸 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민주당은 '나몰라라' 태도만 보이고 있어 더더욱 환멸감이 든다"고도 했다.

또한 피해자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설명, "아직도 저는 약을 먹어야 겨우 자고, 그마저도 악몽에 소리 지르면서 깨는 일이 다반사"라며 "회복을 늦추는 것은 오거돈이며, 지금도 이렇게 괴롭히면서 치상 혐의 무죄를 주장하는 태도가 한편으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했다.

입장문을 전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 당일 오거돈 전 시장이 법원에 제출한 항소이유서, 이번에 피해자의 큰 반발을 산 감정촉탁 신청서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거돈 전 시장은 앞서 1심에서 자신이 치매를 앓고 있고 우발적 기습추행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거돈 전 시장은 지난해 총선 직후인 4월 23일 성추행 사실을 고백한 후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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