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정부의 강력한 영업제한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평생 장사를 업으로 삼았던 한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A(57) 씨는 지난 7일 자택인 서울의 한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망 시점은 발견 며칠 전으로 추청됐고, 지인에게 마지막으로 연락을 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그는 1999년 서울 마포구에서 맥줏집 개업을 시작으로 그동안 식당·일식주점까지 식당 4곳을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인들은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A씨의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가게 메뉴는 여러 차례 방송에 소개돼 회식 장소로 입소문을 탔고, 연말이면 종일 단체 예약 연락만 받아야 할만큼 인기가 많았다.
그는 요식업계에서는 흔치 않는 '통큰 사장님'이었다 사업 규모가 커지자 직원들에게 업소 지분을 나눠주기도 하고 바쁜 가운데서도 직원들을 위해 '주 5일제'를 시도하고, 연차를 만들기도 했다. 동종업계 자영업자들은 'A씨가 직원 복지 기준을 높여놔서 사람을 뽑기가 힘들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코로나가 모든 것을 뒤바꿔버렸다. 2년째 이어진 팬데믹을 겪으며 그의 매출은 절반에서 또 3분의 1로, 그 뒤엔 하루 10만원 아래로 끝을 모르고 추락했다.
정부가 영업제한 조치를 강화한 지난해 말부터는 손님이 뚝 끊어졌다. 100석 규모의 가게 1곳만이 남았지만, 월세 1000만원과 직원 월급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을 뺐고,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채웠다고 한다. 숨진 A씨 곁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 메시지들이 남아있었다.
빈소를 찾은 A씨의 오랜 친구 김모(45) 씨는 "가게에서 먹고 살다시피 하며 일만 하던 사람이었다"며 "너무 황망하다. 이렇게 하려고 그렇게 억척스럽게 장사를 했겠느냐"고 했다. 또 "옷도 사 입는 법이 없어 제 결혼식장에도 앞치마를 입고 왔던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가 원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힘들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이었다"며 "마지막에 봤을 때는 많이 야위었던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파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밥을 잘 못 먹은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영정 속에서도 앞치마 차림이었다. 빈소에는 그간 고인과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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