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3년 만에 열린 대구사진비엔날레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

대구는 지금 아름다운 사진의 세계로 뒤덮여있다. 전 세계 사진예술의 경향과 이슈를 함께 즐기는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찰나의 예술이 만들어낸 시각예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진지함을 공유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누락된 의제(37.5 아래)/Missing Agenda(Even Below 37.5)'다.

'37.5'는 코로나19 진단 발열 기준 체온을 뜻하며, '누락된 의제'는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빈부격차와 전쟁 등의 문제를 의미한다.

대구동산병원, 청라언덕, 동대구역광장 등 야외전시로 전시장을 확장해 시민 접근성을 확대했다. 또 소셜미디어 송출과 비대면 프로그램 병행을 통해 주제에 부합하는 행사로 꾸몄다. 동시대 사진예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사진 축제이자 국내 유일의 사진 비엔날레인 이 행사는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고 있다.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미술 분야에서 2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국제 전람회를 일컫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길며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베니스 비엔날레다. 1895년에 창설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비엔날레로 '모든 비엔날레의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아방가르드,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 세계 미술계에 떠오르는 새로운 사조들을 조명하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함께 해오고 있다. 창설 당시 전시 명칭은 '베니치아시 국제 미술 전시회'였는데, 2년마다 개최하자는 취지로 '비엔날레'라고 이름이 붙었다.

2년의 간격을 둔 이유는 미술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적어도 2년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전체적인 흐름의 변화가 파악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대형 국제문화행사의 필요성이 여론화되기 시작하며 광주비엔날레가 1995년 개최된 이후 9개의 크고 작은 비엔날레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의 일상을 마비시킨 코로나19로 많은 행사가 순연됐다. 대구사진비엔날레 역시 작년 행사가 연기되며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행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총감독과 주제 교체에서 오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신속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성공을 예감해볼 수 있다.

오늘날 비엔날레와 같은 대형 문화행사는 도시의 경제부흥을 위한 문화산업과 정책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지역 사진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져야만 2년 마다 혈세만 낭비하는 지자체 홍보용 문화행사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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