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4년제 대학들의 신입생 확보에 또 빨간불이 켜졌다. 202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경쟁률이 전년도보다도 낮은 곳이 많아서다. 전년도에 지역 대학 다수는 이미 미달 사태를 겪었다. 반면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수시 경쟁률이 상승, 대조를 이뤘다. 지역 대학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권과 서울권 대학, 희비 엇갈려
대구경북권 대학의 위기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 대학은 2021학년도 대입에서 줄줄이 미달 사태(매일신문 3월 3일 자 1면 보도)를 겪었다. 경북대의 최종 등록률이 98.51%에 머문 것을 비롯해 지역 주요대가 모두 등록률 100%선을 넘지 못했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10~14일 끝난 2022학년도 수시에서 기대 만큼 지원서를 받지 못한 탓이다. 경북대 등 일부만 전년도 수시 경쟁률보다 다소 높았을 뿐 나머지 대학들은 전년도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대입에서 정시보다 비중이 큰 수시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이미 전년도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지역 한 대학 입학 업무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정시모집을 더해도 모집정원을 채우기 힘들 것 같다"며 "대구경북 수험생 중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수가 다른 곳에서 유입되는 수보다 많아 얽힌 매듭을 풀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반면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전년도에 비해 수시 경쟁률이 높아진 곳이 많다. 고려대가 9. 54대 1에서 14.66대 1, 서강대가 26.08대 1에서 28.84대 1, 서울대가 5.63대 1에서 6.25대 1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성균관대(21.26대 1에서 24.31대 1)와 한양대(21.77대 1에서 25.67대 1)도 마찬가지. 연세대가 18.06대 1에서 14.64대 1로 조금 낮아졌을 뿐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서울 상위권 대학 수시 경쟁률이 대체로 상승한 것은 수시 선발인원이 준 데다 예년과 달리 학령인구가 감소하지 않은 영향"이라며 "특히 약대가 올해 학부 모집으로 전환한 점, 문·이과 통합 수능시험 체제 도입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이 증가해 졸업생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신입생 부족한 지역 대학, 원인과 대책은
지역 대학들의 위기는 학령인구 감소 탓이 크다. 이미 2021년을 기점으로 고3 학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에 미달되기 시작했고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대학들은 더욱 외면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게 어려워진 점도 타격이다.
이런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지원자의 눈길을 끌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형편이다. 더구나 구체적인 자구책 없이 지역 고교를 찾아다니며 대학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정도로는 이 같은 흐름을 반전시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는 법. 지역 다수 대학이 잡아야 하는 이들은 중하위권 학생들이고, 이들이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 아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다.
김기영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연구실장은 "일단 중하위권 학생들은 선택과목 학습을 통해 자신의 학업 역량보다 전공 적합성에 충실한 경향이 뚜렷하다. 또 원하는 학과가 선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지역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면접을 없애는 방법으로 이들의 수시 지원 부담을 줄여주는 건 단기적으로 쓸 만한 해법이다. 장기적으론 대학에서 진로를 찾고 경쟁력을 만들어갈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역 대학은 학생부만으로 사정하는 등 입시 전형을 단순화하고 학과의 벽을 허물어 교양학부 위주로 모집하는 걸 고려해야 할 때"라며 "대학 입학 후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면서 자신만의 전공을 설계하는 모집단위 방식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필요하다. 일본의 교양학부 중심 대학 모델도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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