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 안 통해 손짓·발짓 소통" 외국인 백신 맞히기 힘드네

대구시 8개 구·군 예방접종센터 중 통역사 배치 된 곳은 두 곳
한국어, 영어 못하는 경우 예진하기 난감, 번역기 돌리면서 땀 뻘뻘
번역기 사용 역시 찝찝함 남아, 제대로 번역 됐는지 알기 어려워

지난 2일 오전 경북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2일 오전 경북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시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의료진과 일선 공무원들이 외국인 백신 접종자와 소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다수 예방접종센터에 전문 통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통역 전화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등 온갖 방법을 고안 중이다.

외국인의 원활한 백신 접종을 위해 각 예방접종센터에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12개 언어로 된 접종 안내문과 5개 언어로 된 다국적 예진표가 비치돼 있다. 하지만 접종자가 모국어로 예진표를 작성하는 경우 해석하기 어려워 난감한 상황도 발생한다.

전문 통역사가 배치된 곳도 드물다. 대구시 8개 구‧군의 예방접종센터 중 현재 외국인 접종을 도울 통역사가 배치된 곳은 달성군예방접종센터(3명)와 중구예방접종센터(1명) 단 두 곳뿐이다. 이곳 역시 통역사 수가 많지 않으면서 외국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구의 한 예방접종센터에 근무하는 A씨는 "다국적 예진표가 있지만 아픈 증상 등 수기로 적어야 하는 칸이 있어 외국인이 베트남어, 네팔어 등 모국어로 작성해 버리는 경우 해석에 애를 먹는다. 질환에 대해 의사가 자세히 물어야 하지만 소통이 안 돼 불편한 경우가 많다. 손짓, 발짓을 동원하며 예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다수 구‧군에서는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거나 한국어, 영어 등 의사소통이 가능한 외국인의 친구와 통화를 통해 문진을 진행하는 방식 등을 고안 중이다. 또 무료 통역전화 서비스를 이용해 통역이 어려울 경우 바로 전화 연결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번역기 사용에도 정확한 번역 여부를 알 수 없어 찝찝함이 남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른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는 B씨는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베트남어 등은 번역기를 돌려도 정확한 표현으로 번역이 됐는지 알 수 조차 없어 난감하다. 한국어가 가능한 지인을 전화 연결시켜 달라고 해 이중 통역을 진행하거나 같은 나라에서 온 외국인을 섭외해 예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통역사가 필요하면 시가 다문화센터를 연계해 통역사를 지원해 줄 수 있다. 지난 11일 진행된 외국인근로자 얀센 접종에 대해서도 통역사를 지원, 배치했다. 구‧군 보건소에서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면 통역사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