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바늘 같은 몸에다가 황소 같은 짐을 지고

'디지털 혁명'이란 3차산업혁명 시대인가 싶더니, 어느새 각종 기술이 융합된 4차산업혁명이라고 한다. 너무 빠르게 바뀌는 사회 속에서 일반인은 현기증마저 느낄 때가 많다.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에게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근대 문물'은 말할 것도 없다.

초가지붕, 지게, 검정고무신…. 불과 50년 전에는 우리 곁에 흔하게 있었지만 지금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풍물들이다. 지은이 김준호 국악인은 이렇게 사라지는 것들을 찾아 농촌으로, 산골 오지로, 때로는 섬마을로 찾아다녔다. 이 책은 그렇게 40년간 발품을 판 지은이의 기억과 기록의 곳간이다.

지은이는 민속학, 인류학, 언어학, 한국학 등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풍물들의 숨겨진 유래와 상징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춤꾼이자 작가의 부인인 손심심 씨의 그림은 보는 재미를 더욱 키운다. 노랫말과 함께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공을 뛰어넘어 그때 그 시절을 뚜렷히 추억하게 한다. 23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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