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판에 오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찾기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과반 연승'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펼쳐질 호남 지역 경선에서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결선투표까지 사라질 판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캠프에 있는 한 지역 인사는 오히려 고민이라고 했다. 대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경선판 전체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흥행 실패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대선 본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과반 연승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특히 이제 서서히 달궈지는 국민의힘 예비후보 경선을 보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이번 추석 민심 밥상에 민주당 대선 경선은 '안줏거리'도 안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신 국민의힘 대선 경선 얘기만 푸짐하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대선 예비 경선판은 홍준표 후보(대구 수성구을)의 약진으로 뜨겁다. 지난 매일신문 인터뷰에서 "추석 전후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홍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찮다.
매일신문이 15일 발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대구경북민 여론조사'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여론조사 회사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대구경북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후보 선호도' 항목에서 윤석열 후보가 36.1%, 홍준표 후보는 33.2%의 지지를 받아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매일신문의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2%p)에서 윤 후보와 홍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5.9%, 11.3%로 나타나 윤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점과 비교하면 홍 후보의 괄목할 만한 급상승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한 대구경북(TK)의 민심이 두 달 만에 급변하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회사의 해석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핵심 기반이기도 한 TK 국민의힘 지지층과 50·60대의 선호도를 홍 후보가 상당 부분 잠식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 후보의 지지율은 20~40대 연령층과 남성에서도 7월까지 윤 후보에 열세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역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역 민심의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구경북민들에게 윤 후보는 한동안 굳건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윤 후보에 대한 각종 설화와 의혹이 난무하면서 이런 민심은 '누가 되든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로 바뀌었다.
한 지역 정가 인사는 "최근엔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 계속 네거티브 해명에만 골몰하다 제대로 비전을 밝히는 등 선거운동이나 하겠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양강 체제는 국민의힘이 손해 볼 일이 없는 양상이다. 홍 후보의 약진은 당내 다른 예비 경선 후보들에게도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또한 결과가 자명해진 여당 대선 경선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제1야당 대선 경선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1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8명으로 줄었다. 이후 10월 8일 4명으로 후보를 추리고, 11월 5일 최종 후보자가 확정된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대구경북민들의 준엄한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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