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의 공존)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1월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데 참고할 만한 나라가 여럿 있다. 북유럽의 복지국가 덴마크도 그중 하나다.
인구 580만 명인 이 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하루 확진자가 4천500명씩 쏟아졌다. 위기 속에 정부는 백신 접종에 온 힘을 쏟았다. 접종 속도가 유럽에서 가장 빨랐고 그에 맞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풀었다. 그 결과 이달 들어 하루 확진자가 300명대로 떨어졌고 지난 10일 덴마크 정부는 마지막 남은 방역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회 현상이 있다. 공동체 의식 발현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 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모습이다.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및 백신 접종에 적극 참여했고 취약층 보호에 앞장섰다. 식당들은 노숙자 보호소에 음식을 공짜로 내놨고 기업들은 의료진 장비를 기부했다.
팬데믹 시대에 덴마크 언론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말이 있다. '삼푼신드'(Samfundssind). '공동체 의식'이란 뜻의 덴마크어다. 2020년 덴마크어의회는 삼푼신드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삼푼신드는 코로나19에 대한 덴마크식 대처의 핵심 키워드다. '아늑한 삶'이라는 뜻의 '휘게'(Hygge)가 오랫동안 덴마크를 잘 설명하는 단어였지만 삼푼신드가 새로운 가치로 떠올랐다.
공동체 의식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싱가포르, 대만 등 방역 모범 국가가 그랬다. 공동체 의식에 관한 한 우리나라도 빼놓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위기 극복이 국민 취미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전란 때마다 의병들이 분연히 일어났고 IMF 외환위기 때는 장롱 속 금까지 꺼내 놓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철마다 이웃돕기 성금을 내놓는 국민들이다.
공동체 의식이 없었다면 'K방역'이란 말도 없었을 것이다.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는 의식이 우리 국민 유전자에 각인돼 있는 듯하다. 성급한 판단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위드 코로나에 잘 안착할 것으로 믿는다. 어쩌면 덴마크의 삼푼신드보다 훨씬 멋들어진 우리말을 미리 찾아놔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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