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여 동안 전 세계에서는 458만여 명이 코로나로 사망했고, 엄청난 경제적 충격과 손실을 입었다. 여행과 같은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졌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코로나는 이제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학교 교실이 아닌 공간에서 PC를 통해 수업을 받고, 직장인들은 사무실이 아닌 각자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평범했던 식사 시간조차 칸막이에 가로막힌 채 오직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만을 위해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방역과 집회·시위의 공존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직접 대면하는 집회를 개최하게 되면 불특정 다수의 접촉을 통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상당히 우려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사적 모임까지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하게 시행되는 와중에 집회 활동은 지나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에 코로나 팬데믹이란 위기 상황이라 해서 헌법에 명시된 집회·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 제한을 무작정 강요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집회 신고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불법 집회 강경 대응, 변형된 1인 시위 등 집회 관련 기사를 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감염병 통제인 '방역'과 헌법의 기본권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집회의 자유'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닫았고 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생계 또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어쩌면 사회적 약자인 그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집회·시위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사연을 쏟아내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묻혀서도 안 되고 그들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침해되어서도 안 될 일이다. 또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이 위기가 하루아침에 극복될 수도 없는 일이기에 릴레이 1인 시위부터 차량을 이용한 시위, 가상공간을 활용한 온라인 집회 등 각자 저마다의 새로운 집회·시위 방식을 모색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방식이 온라인 집회·시위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대면 집회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Z세대(어릴 때부터 IT 기술을 많이 접하고 자유로운 세대)의 장점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이나 동일한 문구를 적어 올리는 방식으로 집회 참여 인원이나 시간·장소에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여론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도 있다.
참여 공간이 비대면으로 가능한 온라인이기에 집회·시위로 인해 피해를 주는 사람, 피해를 받는 사람 하나 없이 젊은 층의 시선을 끄는 전략적인 집회 시위의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듯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주변의 집회·시위 풍경도 완전히 바꾸어 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위한 일상적 방역이 자리 잡을 때까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과거의 대규모 대면 집회·시위 방식에서 벗어나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방식의 집회·시위 문화 조기 정착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통해 성숙된 시민의식에 한발 더 다가서고 내년 명절에는 오랜만에 가족·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웃음꽃에 덕담을 주고받는 즐거운 날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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