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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하니 다시 ‘시월드’?…추석 앞둔 며느리들 '괜히 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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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접종 완료자 4명인 경우 최대 8명까지 가족 모임 가능
그동안 뜸한 만남으로 시부모님 잔소리 많아, 스트레스 쌓인 채로 가족 모임 걱정
접종 여부에 따라 시댁은 가고 친정은 못가는 경우도, "명절만큼은 접종자인게 싫어"

지난달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을 찾은 한 시민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달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을 찾은 한 시민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서울에 사는 김모(48) 씨는 1년 반 만에 시댁이 있는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설 명절 이후 코로나19 탓에 방문하지 않았지만, 이번 추석은 시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씨는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상황이어서 시아버지가 은근히 방문을 원하는 눈치를 보였다. 대구에 산다는 이유로 혼자서 명절 음식을 장만했던 아랫 동서에게도 그동안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김 씨는 "그동안 감염 우려로 시댁을 방문하지 않아도 됐다. 명절 증후군이 없어 내심 마음이 편했다"며 "이젠 백신도 모두 맞은 상태라 이번 추석은 피할 수 있는 이유도 마땅치 않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기간 백신 접종자를 포함해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며느리들의 '명절 증후군'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친지 간 방문을 자제했지만 가족 사이 백신 접종자가 많아져 방문길이 열리게 되면서다.

지난 3일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가족 모임의 경우 접종 완료자가 4명이면 최대 8명까지 가정에서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으면 4명까지만 허용된다.

이에 그동안 뜸했던 만남이 가능하게 된 가족들이 늘면서 행여나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시름이 깊은 며느리들이 적잖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시댁에서 백신 접종을 강요해 스트레스가 이미 쌓인 사람들도 있다.

허모(38) 씨는 "그동안 시댁에서 '가족끼리 모임은 괜찮다. 다른 집 자녀들은 오는데 너희만 오지 않는다'고 시아버님의 잔소리가 많았다"며 "그래도 감염 걱정이 돼 잔소리를 참아가며 방문을 자제했지만 이번 명절마저 가지 않으면 화를 내실 것 같아 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또 "한 달 전부터 코로나19 접종을 빨리 하라고 계속 강요를 하셔서 이미 스트레스가 컸다. 오랜만에 만남으로 갈등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며 "아버님이 또 잔소리를 엄청 퍼부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모(44) 씨처럼 부모님과 가족의 접종 여부에 따라 시댁은 가되 친정은 갈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가족 넷이 모두 미접종인 상태인데 시부모 둘은 접종을 완료해 모일 수 있다. 반면 친정 아버진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함께 사는 남동생이 접종을 하지 않아 인원 가능 모임이 되질 않는다.

조 씨는 "지난 설에도 친정을 방문하지 못해 아버지와 동생이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야 했다"며 "친정은 못가는데 시댁은 가야 하니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절만큼은 접종자인 게 싫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명절 증후군 걱정으로 빨리 백신 접종을 해버린 게 후회된다는 것이다.

이모(34) 씨는 "접종을 빨리하고 싶어 지난 6월에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 2차 접종까지 모두 했다. 신랑도 얀센을 맞아 접종 완료자고 시부모님도 모두 접종 완료를 했다"며 "시댁이 제사를 챙기기에 명절 때마다 쉬지도 못하고 늘 부엌에서 살아온 탓에 이번만큼은 왜 접종을 일찍 해버렸는지에 대한 후회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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