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터를 잡고 이어 온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이 아니다. 전통시장은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던 소통의 장으로, 지역 서민들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는 곳이며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간직해 온 만큼 화재에 취약한 곳 또한 전통시장이다. 여기저기 쌓여있는 종이박스, 오랜 세월로 노후돼 삭은 채로 주렁주렁 얽혀있는 전깃줄, 대피하기 힘든 좁은 골목길 등 실제로 화재가 났다 하면 대형화재로 번지기 일쑤다.
지난 4일 발생했던 영덕시장 화재 역시, 79개의 점포를 다 태우고서야 화재가 진압됐다.
전통시장에서 유난히 화재를 진압하기 힘든 이유는 낡은 소규모 형태의 점포가 밀집돼 있고, 길이 좁으며 복잡한 미로식 구조로 대피가 힘든 데다가, 화재에 취약한 나무·보온용 단열재의 사용 등이 주된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화재로부터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우선, 무분별한 문어발식 전기사용을 줄여야 한다.
시설 자체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연결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냉·난방 장치, 전기제품 등 다양한 전기시설을 사용해야 하다 보니 전선 수십 개를 한 개의 콘센트에 마구잡이로 연결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마감 시에는 가급적 모든 전선을 다 뽑아 놓아야 하고, 1개의 멀티탭에 지나치게 많은 전기용품을 꽂아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평소 소방시설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상기하고, 사용법을 숙달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전통시장에는 비상소화장치와 보이는 소화기 등 다양한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다.
비상소화장치란 초기 화재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이전에 관계자나 인근 상인이 먼저 초기진화에 나설 수 있도록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말한다.
아무리 사용이 간편하다고 해도 실제 화재가 나면 쉽게 당황하기 때문에 평소 사용법을 숙지해 놓는 것과 처음 사용하는 것은 천지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본인 점포 주변 어디에 소방시설이 위치하는지, 사용법은 어떤지를 꼭 확인하여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추억이 깃든 전통시장. 오랜 세월만큼 더해지는 화재의 위험 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전통시장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더 세심히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화재 예방활동에 적극 참여해 수많은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길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