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파리바게뜨서 케이크가 사라졌다…무슨 일이?

파리바게뜨 배송 대란 확산…노조 운송 거부 제품 못받아
오더라도 늦어 다 폐기 상황…노조-SP 평행선 악화일로
점주 "지원금 풀리는데 눈물"

1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구지부 노조원들이 SPC대구공장 앞에서 출입을 가로막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재환 기자
1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구지부 노조원들이 SPC대구공장 앞에서 출입을 가로막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재환 기자

16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의 한 파리바게뜨 가게에는 케이크가 2개밖에 진열되지 않았다. 케이크 10여개를 놔뒀을 나머지 자리에는 빈 케이크 상자로 대체돼 있었다. 매장을 열기 전 오전 6시쯤 SPC대구공장에서 와야 할 케이크·빵들이 지난 15일 새벽엔 오질 않았다. 오후 늦게 도착한 케이크는 상온에 오래 노출된 탓에 다 버려야만 했다.

진열된 2개는 14일 오전에 온 것이 아직까지 팔리지 않아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점주는 "민주노총 파업 탓에 대구공장 정문이 가로막혀 배송이 되지 않고 있다"며 "오늘(16일) 역시 못 받았다. 어제처럼 늦게 오면 케이크는 또다시 버릴 수밖에 없다. 며칠만 지속돼도 손실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구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 160여개를 포함한 전국 3천400여개 가맹점에서 '빵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2일 SPC그룹(파리바게뜨 본사)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이 15일부터 대구·원주·남양주 등 전국 10개 파리바게뜨 관련 센터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구경북본부 측 10여명의 배송기사들은 16일에도 대구 지역 파리바게트 가맹점에 완제빵·케이크류 등을 생산해 전달하는 SPC대구공장 정문에서 차량 출입을 막고 농성을 벌였다. 이 탓에 전날처럼 빵 배송을 받지 못할까봐 직접 차를 몰고 물품을 가져가는 가맹점주들도 눈에 띄었다.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이 최초 촉발된 광주 지역 노조와 SPC그룹·가맹점들 사이에서 합의점이 보이질 않아서다. 노조는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SPC그룹·가맹점주들은 손해 배상 소송을 예고하는 등 갈등를 빚고 있다.

이에 더해 연대 파업으로 동참한 대구 등 다른 지역 노조도 저마다 각기 다른 파업 이유를 내걸면서 악화일로로 번지고 있다. 당장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구본부 측은 "민주노총·한국노총 두 노조 간 대체인원 분배가 불공평하다. 9월에 대표 운수사가 바뀌었는데 노조와 협의되지 않은 부분" 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업으로 전국 파리바게드 가맹점주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화물연대 불법 파업으로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달라"고 했다. 대구의 한 가맹점주 A씨는 "국민지원금 특수가 시작될 때쯤 물품을 못 받으니 눈물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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