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은 지도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마스크는 이제 신체의 일부처럼 얼굴을 가리지 않고 있으면 어색하고, 어디를 갈 때면 제일 먼저 발열 체크와 출입자 명부 기재가 몸에 배였다.
연일 계속되는 국내 확진자 수는 마치 종잡을 수 없는 국내증시처럼 등락을 계속해 이어가고 있다. 혼돈과 불확실성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런 환경은 사회 전반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예술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며 점점 상황을 악화시켜 간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돌파 감염으로 또다시 격리되어 버리는 현실은 악의 판도라 상자가 열린 듯 더는 과학적 사고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예술가들은 호황기에도 늘 배가 고픈 사람들이다. 이런 전무후무한 재난 속에서 창작활동을 지속해가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호황기에도 힘들었기 때문에 팬데믹 속에서도 잘 버틸 거라는 무관심은 예술가들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정해진 직장이나 보험, 저축도 없는 현실 속에 내몰린 이런 예술인들에게 희생과 인내만을 요구하는 것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모두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환경의 변화가 국내 미술계에 새로운 미술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샤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주와 역술, 타로와 같은 문화가 젊은 작가들에 의해 예술로 거듭 탄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폐막한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전통무속 신앙인 샤머니즘과 생태주의, 모계 문화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팬데믹시대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토속적이고 기괴한 형상의 조형물과 죽은 이를 애도하고, 남은 이를 위로하는 장례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설치작품, 북유럽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에 달린 장신구들을 이용한 작품들은 예술이 갖는 시대성의 발현으로 깊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금동 불상처럼 꾸민 마네킹과 탱화를 차용한 지옥도, 형형색색 천 조각들이 어우러진 서울의 전시장은 마치 신당(神堂)을 옮겨 놓은 듯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젊은 예술가들이 이처럼 샤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밀한 장벽의 개념이 이제는 다 함께 즐기는 시각예술의 한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팬데믹 시대의 위기와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갈망의 표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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