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국시대 취락 구성 밝혀줄 봉무동 고분군 홀대…왜?

'지배 세력 무덤'인 불로동 고분군은 우대?…대구시 기념물 15호 무관심 속 방치
전체 면적 중 88%가 사유지…정비에 상당한 시간 걸릴 듯
대구시, 동구청 지난 8일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발표

대구 봉무동 고분군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자료. 대구 동구청 제공
대구 봉무동 고분군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자료. 대구 동구청 제공

삼국시대 당시 신라의 지방행정구역인 해안현(지금의 대구 동구 일대) 주민들의 생활상을 나타내고 있는 고분 유적지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22일 오전 찾은 대구 동구 봉무동 해서초등학교 주변.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작은 야산이 땅콩, 고추, 고구마를 심어 놓은 경작지로 어수선했다. 이곳에서 오래 살았다는 주민들도 이 야산이 대구시 기념물 15호 '봉무동 고분군'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면적 6만6천980㎡인 봉무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때부터 이곳 주민들의 집단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부터 2016년까지 8차례 이뤄진 학술조사에서 5세기 중엽의 석곽묘, 7세기대 삼국시대 횡혈식석실묘, 고려시대 묘, 조선시대 와요지 등이 확인됐다.

삼국시대 유적지인 봉무동 고분군이 주민들의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민수 기자
삼국시대 유적지인 봉무동 고분군이 주민들의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민수 기자
삼국시대 유적지인 봉무동 고분군이 주민들의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민수 기자
삼국시대 유적지인 봉무동 고분군이 주민들의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민수 기자

봉무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지역의 취락 구성과 집단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지만 오랜 세월 무관심 속에 방치됐다.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600~700m 떨어져 있는 '불로동 고분군'과 비교하면 더욱 처량한 신세다. 학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처지나 대우는 딴판이다.

불로동 고분군은 1978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262호로 지정된 이후 봉토 복원, 주변 수목 정비 등 봉분 정비가 마무리됐고 탐방로, 안내 표지판, 주차장 등 관람 환경도 조성됐다.

31만2천238㎡ 규모인 불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5세기 전후 토착 지배 세력의 집단 무덤이라는 점에서 봉무동 고분군과 차이가 있다.

지난 8일 동구청은 봉무동 고분군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를 열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봉무동 고분군을 불로동 고분군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키고, 진입로 및 관람로를 확보해 고분 및 경관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비 예산과 완공 시기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동구청은 향후 12년 뒤인 2033년 완공을 목표로 밝히고 필요한 예산은 100억원 정도 추산했다. 고군분 전체 면적의 88%가 사유지인 점도 걸림돌이다. 사유지를 매입하는 데에만 상당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예산 집행을 맡게 될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는 "내년 예산은 올해 6월에 마무리돼서 당장 예산이 마련된 건 아니다"라며 "사유지 매입을 위한 주민 설득 작업을 구청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동구청도 보상 협의 과정이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정확한 가격은 앞으로 감정 평가를 거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구청 관광과 관계자는 "문화재 발굴 과정을 포함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토지 매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 사학계는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김권구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귀중한 자원을 서둘러 복원해야 하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문화재 관련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무동 고분군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자료. 동구청 제공
봉무동 고분군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자료.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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