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김준희(25) 씨는 최근 하반기 공채를 준비하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서류전형에 필요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고 하지만 막상 채울 만한 내용이 없어서다. 대학교 3학년 때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대외활동이 제한됐고, 그즈음 계획했던 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무산됐다.
김씨는 "통‧번역 관련 취업을 생각하고 있어 대학생 때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막 준비하던 찰나 코로나19가 터져 그 기회를 놓쳤다"며 "외국인과 함께하는 대외활동 프로그램도 모두 막히게 되면서 지원 분야와 관련해 자기소개서에 적을게 없어 막막하다. 1, 2학년 때 활동은 오래돼 서류전형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공채 시즌을 맞아 취업준비생들이 고심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취업문이 좁아진 데다 대외활동 등이 막히게 되면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이 쉽지 않아서다.
임보미(27) 씨는 "자격증 취득이 유일한 경쟁력이지만 이를 자기소개서에 녹여내기는 힘들다. 대외활동이 아니더라도 작은 경험들이 중요한데 막상 적을 게 없어서 급히 자원봉사라도 찾아보고 있다"며 "다른 지원자와 어떻게 차별점을 나타낼지 머리를 싸매는 중이다. 서류 전형부터 고배를 마시는 친구들이 많아 부담이 크다"고 했다.
하준규(28) 씨는 "최근 대기업 자기소개서 중 사회 이슈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적으라는 항목이 있는데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을 써야 할지 고민이 컸다. 많은 지원자가 코로나19를 적을 것 같아 차별점을 나타내기 위해 다른 이슈를 생각하지만 , 한편으론 코로나19를 쓰지 않으려니 혼자 이슈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로 비춰질까 한참을 저울질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소서 첨삭, 취업 컨설팅 등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도 많다. 마땅히 도움을 받을 곳이 없게 되자 큰돈을 들여가면서 구직 활동에 힘을 쏟는 것이다. 지난 13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천61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 현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27.9%가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8.3%보다 10%p 늘어난 수치다.
이연희(27) 씨는 "1차 서류전형에서 자꾸 떨어져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취업 컨설팅을 받고 있다. 월 50만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기가 어려워 취업을 위해 중단했던 아르바이트도 다시 시작했다. 돈은 많이 들지만 유용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심적으로는 안정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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