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건설행진곡'과 '체육 경북의 노래' 등을 작곡한 음악학자 고(故) 김진균(1925~1986) 박사의 문화예술 자료가 대구시에 기증됐다.
이번 기증은 박사의 딸인 김은숙(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씨가 선친이 세상을 떠난 후 남긴 작곡집과 예술 활동 자료를 하나하나 직접 정리, 35년간 보관해오다가 최근 대구시에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김 박사는 서양음악 1세대 작곡가 박태준, 현제명과 현존하는 대구 출신 작곡가 우종억(1931~), 임우상(1935~)의 사이를 잇는 1.5세대 작곡가로 분류된다. 기증품에는 박사의 친필 음악노트를 비롯해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지역 예술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기증되는 자료는 그의 작곡노트와 작곡집, 악보, 연주회 자료 등 140여 점이다. 가곡 '노래의 날개',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등 그의 대표작은 물론 미완성, 미발표곡 악보가 포함돼 있다. 또 그와 친분이 있었던 강우문, 변종하 등 지역 출신 화가들이 1953년 미국문화공보문화원(USIS)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 리플릿도 포함돼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사업이 만 1년을 넘어서면서 작고 예술인 유족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을 입증하는 성과"라며 "대구 작곡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고 한국전쟁 전후 지역 음악인의 활동과 예술 관련 에피소드, 당시 음악인의 연주 활동 및 교류 등의 스토리가 더욱 풍부해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다음달 한 달간 '열린 수장고'에서 해당 자료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디지털로 변환한 김진균 작곡 발표회 공연실황, 1978년 제작한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음반의 음원 등도 들어볼 수 있다.
김 박사는 대구 출신으로 대구사범학교 문학부 영문과(경북대 영어영문학과의 전신)를 졸업하고 대건고 교사로 재직했다.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해 1946년 가곡 '노래의 날개', '금잔디', 1947년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한 '그리움'을 작곡했다. 1951년에는 제1회 김진균 가곡 발표회를 열었다.

1959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서양음악사, 비교음악학을 전공하고 1964년 논문 '한국 민요의 비교 음악학적 고찰'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음악활동을 하면서 계명대와 경북대 음대에 재직, 수많은 음악가들을 길러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기증 자료를 지역 음악인과 시민들에게 공개해 한국 음악의 기반을 다진 대구 음악의 성과를 연구하고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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