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7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TK) 시·도민께서 저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 오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 북구을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TK의 지지가 없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의 대구 방문은 9월 들어서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3일에는 서문시장 등을 돌며 민심 감싸기에 나섰고, 추석 연휴였던 20일에도 대구에서 명절 인사를 했다. 정확히 일주일 간격을 두고 연속해서 대구를 찾은 셈인데,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대선 주자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잦은 방문이다.
이는 정작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TK에서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돌파하기 위한 '읍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유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한 윤석열·홍준표 두 후보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이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연관된 '배신자 프레임'에 사로잡혀 고향 민심의 물밑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로 TK를 굉장히 자주, 토론이 없는 날은 거의 오고 있다"면서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대구에서 태어나 학교를 나오고, 정치를 한 후보는 저밖에 없기 때문에 TK의 지지를 못 얻으면 후보가 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도민들이 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풀어주신다면 정권교체의 열망을 꼭 풀어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이날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이른바 '화천대유' 의혹에 관해서도 '비리 덩어리'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전날(26일) 곽상도 무소속 의원(대구 중남구)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사실이라면 제명·출당 조치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냈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화천대유 문제는 이재명 후보(당시 성남시장)가 그걸 설계하고 인허가를 해준 것이고, 이 후보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여권의 '국민의힘 게이트' 주장에는 확실한 선을 그었다.
다만 곽 의원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깨끗하고 당당해야 이재명 후보의 책임을 밝힐 수 있다는 차원에서 요구한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나 당 지도부가 (곽 의원의) 탈당을 방치한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진 탈당이 아니라 제명이나 출당 등 징계조치를 내렸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화천대유 사건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이 후보를 정조준 했다.
유 후보는 "(이번 사건은) 진짜 거대한 비리 덩어리라고 보고, 이재명 후보의 책임과 판검사 출신들의 추악한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해줘야 한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법조게이트에 더해 이 후보의 책임을 최대한 규명하고, 만약 드러난다면 법에 따라 아주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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