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노안인 줄 알았는데…국내 수술 1위 백내장 질환

매년 연평균 5.9% 증가세
수술 후 눈부심이나 달무리현상 등의 불편감 생길 수 있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70대 남성이 시력저하를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시력검사 결과 맨눈으로 오른쪽 눈은 0.8, 왼쪽 눈은 0.4로 측정됐고, 젊은 시절 근시 안경을 쓴 적은 없었던 분이었다. 전안부검사 및 안저검사 등 보다 정밀한 안과검사를 실시한 결과 왼쪽 눈에서 백내장에 발견됐다. 오른쪽도 초기 백내장 소견을 보였다. 결국 이 환자는 왼쪽 눈 백내장 수술을 받은 뒤 한 달 후 왼쪽 눈 시력을 1.0으로 회복했다.

백내장은 마치 의학용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질환이다. 다만 널리 알려진 만큼 다소 잘못된 오해와 상식이 퍼져있기도 하기 때문에 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정체 혼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백내장

해부학적으로 봤을 때, 홍채 뒤에는 섬모체 소대라는 가늘고 무수히 많은 끈으로 매달려있는 수정체낭(주머니)이 있고, 이 주머니 속에 수정체가 들어있다. 수정체는 투명하고 탄력적인 조직으로 그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초점을 황반에 맺어주는 역할을 한다.

백내장이란 이런 수정체에 나타나는 혼탁을 말한다. 수정체 혼탁은 농도의 차이와 원인에 따라 많은 변형이 나타나고, 시력장애 혹인 실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혼탁이 생기는 부위와 원인, 진행의 정도에 따라 시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양하다. 시력이 직접적으로 저하되는 것 외에도 눈부심, 대비감도 저하, 수정체근시, 단안복시, 색각감퇴, 시야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윤숙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은 수정체의 단백질 구조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노화"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자외선, 흡연, 영양부족 등이 백내장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당뇨병, 고혈압, 신부전 등의 전신질환도 백내장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또 안내수술이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 및 안구외상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후천적인 원인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수정체의 이상이 있거나 유전질환과 동반된 수정체 이상이 있을 수 있어서 소아 시력저하 및 시력발달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수술통계를 보편 백내장으로 인한 수술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3부터 2018년까지의 추이를 보면 백내장 수술건수는 연평균 5.9%의 증가율을 보였다.

윤 교수는 "백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이 느껴진다 하더라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이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백내장을 확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에서 산동 후 세극등검사를 통한 의사의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며, 백내장이 노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백내장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다른 질환은 없는지 정확하게 확인해 봐야 한다.

황반변성, 녹내장, 병적근시, 각막혼탁, 망막박리 등 치료가 시력예후에 매우 중요한 다른 질환들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편감이 느껴질 때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본인 눈 상황을 정확히 알고 전문의와 상담 필요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백내장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주로 예방과 관련이 높다. 자외선차단, 금연, 절주, 체중조절, 혈압 및 혈당조절, 영양관리 등이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수정체 혼탁을 비수술적 치료로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은 일반적인 경우 수정체낭을 원형절개한 후에 수정체를 초음파유화술 등으로 제거한 뒤, 남겨진 수정체낭 내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된다. 이 때 수술 후에도 각막의 난시는 남게 되므로 난시교정을 위한 안경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인공수정체가 저절로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초점거리를 바꿔줄 수는 없기 때문에 보고자 하는 거리나 생활습관에 따라 안경이 필요할 수 있다.

윤 교수는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 및 다초점·연속초점 인공수정체 등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수술 후 나안(맨눈)시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기술과 의학의 발전을 통해 백내장 수술은 좀 더 안전하고 수술 후 시력의 질을 좀 더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숙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윤숙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다만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백내장 수술을 결정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물론 백내장이 시력 불편감을 유발하는 질환이며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질환은 맞지만, 진행이 심하지 않은 초기이거나 여러 가지 눈의 조건에 따라서 수술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면서 "수술 후에는 원래의 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사라지고, 눈부심이나 달무리현상 등의 불편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 백내장이라는 질환에 대한 이해와 본인 눈의 특징을 잘 알고 본인의 생활습관과 생활거리 등을 잘 파악한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윤숙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 배너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 배너
  • 배너
  • 배너
  • 배너
  •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