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이 정치권을 휩쓰는 화천대유 사건에 연루돼 국민의힘을 탈당한 데 이어 의원직 사퇴까지 종용받으면서 대구시장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미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쳐왔으며 올 들어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강력한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권영진 시장과 선두권을 다투는 등 유력 후보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최근 아들이 경기 성남 대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근무한 뒤 50억원의 고액 퇴직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정치적으로도 치명타를 입었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는 곽 의원의 시장 출마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법적인 책임은 수사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지만, 정치적 책임은 명확하다. 곽 의원의 해명으로는 시민들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탈당까지 한 이상 당장 10개월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 출마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일부 주자들이 곽 의원의 낙마로 '명분'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곽 의원은 호불호가 갈리는 특유의 성격 탓에 아군만큼 적도 많았는데, 이 가운데 곽 의원을 '저격'하며 대구시장에 출마하려던 인사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그는 권영진 시장의 협치 제안을 받고 부시장직을 맡았지만, 이를 탐탁찮게 본 곽 의원과 재임기간 내내 장외 갈등을 벌였다. 때문에 퇴임 이후 민주당에 복당하면서는 "곽상도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에 나온다면 나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부시장은 28일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당시 발언과 관련, "그냥 그 때 상황에서 사용한 레토릭(수사)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힘을 보탤 수 있으면 보태는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또 이번 사안이 권영진 시장의 3선 도전 명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권 시장이 최근 사석에서 '3선을 피하고 싶지만 믿고 맡길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등 출마에 무게감을 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곽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 분(곽상도)이 시장에 출마하든 안 하든 그건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이번 사태가 국민의힘과 야권 전체의 대선 가도에 큰 장애물이 될 거 같아서 그게 걱정일 뿐, 그 외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