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팔도명물]왕우렁이로 재배한 청원생명 쌀

청원생명쌀
청원생명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꺾일 것 같지 않던 가마솥 불볕더위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기운이 빠진 듯하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이 계절, 반지르르 윤기 나는 갓 지은 따끈한 쌀밥 한 그릇이 절로 생각난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여름 무더위에 집 나간 입맛을 돌아오게 할 흰 쌀밥이 그립다면 먼저 좋은 쌀을 골라야 한다. 좋은 쌀이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비옥한 토양에서 전문 농업인이 정직하게 키워 믿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맛과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삼조의 명품 쌀, '청원생명 쌀'을 소개한다.

유색벼로 청원생명쌀을 홍보하고 있다.
유색벼로 청원생명쌀을 홍보하고 있다.

◆소로리 볍씨,세계 최초의 볍씨

충북 청원구 옥산면 남촌리 소로리 1113-9번지는 중국보다 4000년 앞선 가장 오래된 '소로리 볍씨'가 1994년 구석기 유물들과 함께 발견됐다. 소로리 볍씨는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농사를 시작했으며 '쌀의 고향'이 청주라는 의미다.

소로리 볍씨는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실험(서울대)·미국 지오크론 시험소 유전자 분석 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만 3000~1만 5000년 전의 볍씨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왔던 중국 후난(湖南)성 옥천암 동굴에서 출토된 볍씨보다 2000~4000년 앞선 것이다.

특히 소로리 볍씨는 2003년 필리핀에서 개최된 세계 미유전학회에서 소로리 볍씨가 세계 최초의 볍씨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이렇듯 소로리 볍씨가 발견된 충북 청주의 최고 특산물이 '청원 생명쌀'이라는 사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청주(청원)에서 너무도 오랜 시간 벼를 재배해오다 보니 벼농사는 농사의 으뜸으로 당연시 됐다. 세계 최초로 벼농사가 이곳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농부들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그런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원생명쌀
청원생명쌀

◆추청벼만 골라 담은 최고급 쌀

'청원생명 쌀'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 가운데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급 명품 쌀로 인정받고 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왕우렁이로 재배한 벼 중에서도 최상의 추청벼 단일 품종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 심고 늦게 수확해 햇빛을 더 많이 받는 '추청'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부드럽고 찰진 맛과 투명한 윤기가 특징인 품종이다. 청원 생명쌀은 이런 추청 벼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밥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선물로도 제격인 고급스러운 쌀이다.

'청원생명 쌀'은 청주시 우수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청원생명' 브랜드 중 한 품목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청원생명' 브랜드를 붙여 사용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다. 그중에서 '청원생명 쌀'이 시초가 됐다. 청원생명 쌀의 성공에 힘입어 2004년부터 '청원생명'이 지역 공동브랜드로 사용되고 있다. 청원생명 브랜드 상표 승인을 받은 품목은 청원생명 쌀 이외에 애호박, 딸기 등 22개 품목이 있다.

청원생명쌀
청원생명쌀

◆전체 면적 계약재배 방식 고집

청원 생명쌀이 최고급 명품 쌀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는 재배 방식이다. 청원 생명쌀은 전체 면적을 계약재배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도입한 추청벼 단일 품종으로만 농가와 계약재배하는 방식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 청주시는 매년 11월이면 이듬해 계약재배 농가 신청을 받는다.

계약재배 신청 조건은 청주시 거주 농업인으로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지 중 계약재배 면적이 0.5ha 이상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청원 생명쌀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계약재배 농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 옛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하면서 청주시의 주요 쌀 재배 지역인 강서동과 오근장동 등이 청원 생명쌀 계약재배지역에 합류하면서 늘어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재배농가도 기존 1200여 가구에서 1400여 가구로 늘었다. 올해 계약재배하는 청원생명 쌀은 약 1,400여 농가에서 8,6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계약재배를 신청한 전문 농업인들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왕우렁이 농법으로 친환경적인 쌀을 생산하는 방식도 명품 쌀의 명성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잡식성인 왕우렁이는 물 속 잡초를 제거해 제초제 없이 벼를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유기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왕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면 생산비와 노동력이 절감돼 농가 부담을 덜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청원 생명쌀은 명품 쌀의 품격을 잇기 위해 최첨단 시설과 철저한 위생관리를 유지하고 있다. 청원 생명쌀은 수확 후에도 꼼꼼하게 관리 받는 귀한 몸이다. 청원 생명쌀 브랜드를 탄생시킨 '청원 생명쌀 미곡처리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수확한 벼를 첨단 성분 분석기와 품위판정기를 통해 합격한 특등품만 출하한다. 또 연중 햅쌀맛을 유지하기 위해 가공 즉시 초저온 냉각 창고에 저장한다. 정직하게 생산하고 깐깐하게 품질관리를 받아 최고 품질의 명품 쌀이란 명성을 얻고 있다.

청원생명 공동브랜드 농작물
청원생명 공동브랜드 농작물

◆15년 연속 로하스 인증 쾌거

청원 생명쌀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케팅 지원 관리가 이뤄지면서 15년 연속 한국표준협회 로하스(LOHAS) 인증을 받는 쾌거를 거두며 고품질 쌀임을 입증했다. 청원 생명쌀이 처음 로하스 인증을 획득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충북도내 농산물 가운데 청원 생명쌀이 로하스 인증을 처음 획득한 것이다. 올해도 한국표준협회가 규정한 객관적인 엄격한 서류심사, 현장심사, 로하스 인증 심의위원회 최종 심의 등을 거쳐 연속 인증이 확정됐다. 인증 기간은 9월 30일부터 내년 9월 29일까지 1년간이다. 로하스는 신체와 건강환경사회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창조적인 상품개발과 사회공헌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기업 및 단체의 제품에 대해 한국표준협회가 인증하는 제도다.

'청원생명 쌀'은 지난 5월 농협을 대표하는 5대 쌀 브랜드에도 선정됐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45개 농협 종합미곡처리장(RCP)에서 생산되는 쌀의 수분함량, 단백질함량, 식감 등 10여 개의 기준을 두 차례 심사해 '팔도 농협쌀 대표 브랜드 평가회'를 가진 후 5개 대표 브랜드를 선정한다. 이로써 청원생명 쌀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대표 브랜드에 뽑혔다.

청원생명쌀 홍보대사인 가수 송소희씨
청원생명쌀 홍보대사인 가수 송소희씨

◆청주시, '청원생명' 브랜드 명품화 추진

15년 연속 로하스 인증, 농협을 대표하는 5대 쌀 브랜드에 5년 연속 선정된 것은 청주시의 '청원생명' 브랜드의 명품화 육성 사업 추진 결과물이다.

시는 올해 '청원생명' 브랜드의 명품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34억원의 예산을 투입, 다양한 육성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시는 고품질의 청원생명 쌀 생산기반 구축에 14억 39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밖에 22개 우수 농특산물에 품목별 특성에 맞는 고품질 생산자재 지원, 소비자 기호에 맞는 기능성 포장재 제작 지원 등의 사업에 9억 800만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9억9800만원을 들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청원생명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또 TV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통한 농산물 판로 확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대전일보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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