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더 이상 국민의 짐 안 되려면 곽상도, 의원직 사퇴해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 씨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천문학적 배당수익을 올린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궁지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이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발(發) 법조 게이트'이며 '화천대유'가 아니라 '국힘대유' '상도대유'라고 한다.

특히 대장동 사업을 자신이 설계했다고 밝힌 이상 특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화천대유는 토건 세력과 결탁한 국민의힘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후안무치한 도적 떼"라고 했다.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본말 전도다. 의혹의 본(本)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화천대유와 그 관계인이 3억5천만 원을 출자해 1천154배인 4천40억 원의 배당을 받은 것이고, 곽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 원을 받은 것은 말(末)이다. 민주당과 이 지사는 '말'로 '본'을 덮으려는 것이다.

그 빌미를 곽 의원 아들이 제공했다. 50억 원은 화천대유가 5년간 임직원에게 준 급여 총액 51억 원과 맞먹고, 퇴직금으로 쌓아둔 충당금 14억 원의 3배를 넘는다. 이런 거액을 곽 씨에게 지급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곽 씨는 자신은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의 말일 뿐"이라고 했는데 게임의 말에 그런 거액을 지급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는 산재를 이유로 댔다. 그러나 곽 씨는 산재 신청도 안 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김 씨는 "산재 신청을 안 했지만 중대 재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둘러댔다.

곽 의원은 아들 퇴직금 50억 원이 알려지자 탈당계를 냈다. 이러고 말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주범으로 모는 민주당의 프레임 씌우기를 차단하려면 특단의 결정이 필요하다. 의원직 사퇴다. 곽 의원은 "문제가 있다면 특검이든 검찰 조사든 받겠다"고 했는데 진정이라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 그게 책임지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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