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代)를 이어 온 우리 맛을 후손들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북 안동지역 최초로 예미정 박정남 안동종가음식연구원장이 한식 조리기능장 시험에 합격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추진하는 조리기능장은 음식 분야 최상위 국가자격증이다. 해마다 관련 분야에서 9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 500여 명이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필기시험 통과자가 절반도 안된다. 실기시험은 더욱 어려워 합격률이 10% 미만이다. 올해 합격자 중 지방 출신은 박 원장이 유일하다.
박 원장도 올해 시험까지 모두 8번이나 조리기능장에 도전해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주인공이 됐다. 향토 음식 요리사로 활동한 지 20여 년 만에 얻은 가장 큰 성과다.
안동지역은 90여 곳의 종가가 밀집해 있다. 안동 장씨 집안의 음식디미방, 광산 김씨의 수운잡방, 의성 김씨 온주법, 고성 이씨 음식절조 등 모두 4권의 고조리서가 전해지고 있다.
박 원장은 "종가음식이 계승 보전되려면 현대인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 조리방식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양한 전문지식을 쌓고, 검증받고자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에 박 원장은 한식은 물론 양식, 중식, 일식, 복어조리 등 전 분야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만능 쉐프로 통한다. 대외적으로 신문과 방송 등에서 전통음식 칼럼니스트와 대경대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 분야를 넓히는 중이다.
특히 종가음식 전문점인 예미정에서 안동 종가음식과 식(食) 문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 원장은 "문중마다 각양각색의 내림음식을 면면히 이어 온 안동 종가음식은 품격 높은 상차림과 격조 높은 식탁예절은 물론이고, '봉제사접빈객'이라는 종갓집의 특유의 전통주방 쉐프 문화는 세계 최고봉이라 칭할 만하다"고 했다.
또한 "문중마다 가양주를 빚어 상차림에 곁들이는 종가음식 반주 문화도 포도주를 곁들이는 서구 프랑스식 상차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서 안동 종가음식 문화야말로 우리 한식 세계화에 접목시켜 나가야 할 중요한 문화적 경쟁요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진행된 홍보 행사 등에 참석해 안동 종가음식의 우수성을 알려 왔다.
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가톨릭대에서 외식조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학위논문 작성에 매진하고 있다.
박정남 원장은 "케이팝(K-Pop)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가 세계의 관심을 받는 지금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조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저도 늘 최선을 다해 안동 종가음식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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