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경대교 밑 일대 한 공영주차장. 승용차 한 대가 주차면 4칸에 걸쳐 세워져 있었다. 이곳을 이용하는 화물운수업자들이 퇴근 후 화물차 세울 공간을 확보하고자 자기 소유의 승용차를 주차한 것이다. 승용차 한 대가 주차면 4칸을 차지하자 다른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화물운수업자들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주차 이용자인 화물운수업자 A씨는 8t 대형화물차를 몰고 있다. 화물차 길이가 10m가 넘어 한 칸에 맞춰 주차하면 주차장 인근 도로까지 차량 일부가 튀어나와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
A씨는 "화물차 폭과 길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칸을 써야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다른 이용자들의 항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화물차 전용 대형 주차칸이 있는 다른 공영차고지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모두 자리가 꽉 차있고 예약까지 엄청 밀려있어 결국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이 같은 화물차 주차 관련 문제가 대구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산업단지와 달서구 용산동 큰못공원 근처 등에서 대형화물차 장기불법주차와 밤샘주차 등 주민 불편이 접수되기도 했다. 2018~2020년 대구에서 화물차 대상으로 단속이 이뤄져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는 4천260건에 달했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늘어나는 화물차 수에 비해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기준 대구에 등록된 영업용 화물차 수는 2만1천224대로, 지난해 말 2만960대에 비해 264대 늘었다. 이에 비해 대구 내 공영차고지와 화물터미널, 운송업체 자체 차고지 등의 수용차량은 8천 대가 안 되는 상황이다.
현재 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차고지는 동구 율암동과 북구 금호동 등 두 곳이 있다. 원래 차고지로 이용되는 화물터미널은 달서구 대구물류터미널과 동구 동대구화물터미널, 북구 북부화물터미널 총 3곳이 있었는데, 북부화물터미널은 매천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부지에 편입되면서 올해 초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부족한 주차공간 해결을 위해 시는 달성군 화원옥포나들목 인근에 614면, 북구 칠곡나들목 인근에 480면 규모의 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두 곳 모두 2022년 하반기쯤 착공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차공간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다. 화물차와 더불어 가정에서 보유하는 차도 증가하면서 주차 관련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조성 중인 화물차 공영차고지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 불법주차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단속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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