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북디자이너로 분류되는 정병규의 첫 저작물이 지역 사진책 출판사 '사월의눈'에서 나왔다. '정병규 사진 책'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가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디자인한 31종의 '사진책'을 엮은 것이다.
정병규는 지금까지 5천 종(種)이 넘는 책을 디자인해 한국 북디자인의 산 증인이라 불린다. 사월의눈 측은 "훗날 한국 현대 북디자인 역사가 저술된다면, 정병규는 통과하거나 극복해야만 하는 인물이자 '현상'으로 우뚝 서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를 제대로 다룬 단행본이나 단독 저술서는 국내에서 아직 발간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병규 사진 책'은 그의 북디자인 세계를 조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40여 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이 책은 그 자체가 생생한 한국 시각디자인의 역사다.
책에는 정병규의 '말'이 동원된다. 정병규의 입말을 최대한 살려 편집된 글들은 정병규의 활자화된 육성으로서 각 책에 얽힌 에피소드와 사연들을 회고한다. 주목할 것은 작업을 매개로 만나게 된 사진가 김수남, 강운구 그리고 구본창과의 관계다. 그는 책 제작을 둘러싼 시대적 정황을 배경에 놓고 그들과 교류했던 내밀한 이야기를 반추한다.
국내 문화예술계의 주요 인사들도 사진과 글로 이 책에 참여했다. 국내 젊은 사진가로서 대상과 분위기의 유려하고도 따스한 표면을 포착하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정멜멜은 부분적으로 변색되거나 손때가 묻은 31종의 사진책들을 오늘의 감각으로 경쾌하게 재해석했다. 기계비평가 이영준이 추천사를 썼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송수정, 포토넷 대표 최재균, 사진비평가 김현호, 시인 박상순이 다채로운 목소리와 시선을 보탰다. 508쪽. 5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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