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호계서원'(虎溪書院·경북도 유형문화재 35호)을 복원하면서 400년 이어져오던 '병호시비'(屛虎是非)에 종지부를 찍었던 위패 복설 문제가 새로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30일 진성이씨 상계종택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퇴계선생 후손 20여 명은 호계서원 사당인 '존도사'(尊道祠)에 복설됐던 퇴계선생 위패를 사당과 서원 밖으로 모셔 나갔다.
후손들은 이날 존도사에서 간단한 고유제를 지낸 후 사당 밖으로 모셔간 퇴계선생 위패를 계상서당 뒷편 정갈한 자리에서 불태워 땅에 묻는 '소송'(燒送)에 나섰다.
호계서원 복원과 위패복설 이후 계속된 위패 복설을 둘러싼 유림간 갈등의 원인이 된 퇴계선생 위패를 밖으로 모셔나감으로써 유림간 갈등의 요소를 없애겠다는 퇴계 종손의 결단이었다.
이근필 퇴계종손과 진성이씨 상계문중운영위원회는 최근 호계서원 운영위원회에 호계서원에 봉안된 퇴계선생의 위패의 반환을 요청했으며, 퇴계선생과 함께 모셔진 세 분(서애, 학봉, 대산) 종손들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계문중운영위는 "서원의 위치·봉안문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사풍진작에 힘써야 할 서원이 시비와 분쟁의 장이 된다면 문제다. 시비와 갈등이 있는 곳에 퇴계 선조의 위패를 더 이상 받들 수 없다고 판단해 반환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호계서원운영위원회는 회신을 통해 "호계서원 복원과 복설은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고, 영남 유림들의 공론에 의해 진행된 사업"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같은 사업이 단지 일부의 문제 제기 만으로 철회된다면 그동안 수년에 걸친 공론과 대의가 점철된 사업이 석연찮은 논리로 훼손된다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 사료된다"고 했다. 이들은 공론을 거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달여의 시간을 줄 것으로 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선조의 위패가 호계서원에 모셔진 한 종가 종손은 "영남유림들의 공의로 선생들의 위패를 다시 모셨는데, 유림사회의 공론을 거쳐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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