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유동규가 던진 폰도 못 찾은 검찰로 수사 되겠나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0일 검찰의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검찰이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갔을 때도 휴대전화를 직전에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0일 검찰의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검찰이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갔을 때도 휴대전화를 직전에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증거인멸에 따른 형사 처벌보다 휴대전화에 있는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들을 검찰이 확보했을 때 벌어질 사태가 더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민관 공동 개발사업으로 추진된 대장동 개발의 사업자 선정과 수익 배분 구조 등 사업 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휴대전화엔 의혹의 상당 부분을 밝혀줄 증거들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은 그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증거인멸 시도를 검찰이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관들은 29일 오전 8시 17분 유 전 본부장의 자택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유 전 본부장은 창문을 열고 휴대전화를 밖으로 던졌다고 한다. 이후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수사관들은 휴대전화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주변 CCTV를 확인하면 문제의 휴대전화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유 전 본부장이 엉겁결에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고 지나가던 사람이 주워 갔는지 아니면 주울 사람을 대기시켜 놓고 일을 저질렀는지 금방 알 수 있다. CCTV가 없다면 주변 자동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하면 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해 못 할 일은 이뿐만 아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이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원홀딩스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했지만 이미 비어 있는 상태라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29일 압수수색을 예상했거나 미리 정보가 들어갔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러니 검찰 수사가 여당 대선 유력주자 이재명을 의식한 '쇼'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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