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증거인멸에 따른 형사 처벌보다 휴대전화에 있는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들을 검찰이 확보했을 때 벌어질 사태가 더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민관 공동 개발사업으로 추진된 대장동 개발의 사업자 선정과 수익 배분 구조 등 사업 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휴대전화엔 의혹의 상당 부분을 밝혀줄 증거들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은 그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증거인멸 시도를 검찰이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관들은 29일 오전 8시 17분 유 전 본부장의 자택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유 전 본부장은 창문을 열고 휴대전화를 밖으로 던졌다고 한다. 이후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수사관들은 휴대전화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주변 CCTV를 확인하면 문제의 휴대전화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유 전 본부장이 엉겁결에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고 지나가던 사람이 주워 갔는지 아니면 주울 사람을 대기시켜 놓고 일을 저질렀는지 금방 알 수 있다. CCTV가 없다면 주변 자동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하면 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해 못 할 일은 이뿐만 아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이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원홀딩스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했지만 이미 비어 있는 상태라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29일 압수수색을 예상했거나 미리 정보가 들어갔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러니 검찰 수사가 여당 대선 유력주자 이재명을 의식한 '쇼'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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