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경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사상 처음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거론되고, 중국은 헝다 그룹 사태에다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에 전력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유럽 역시 풍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소규모 기업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세계적 경제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급등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은 가중하고 있다.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하락세'도 재연됐다.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했고 소매판매액지수는 0.8% 떨어졌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5월(-5.1%)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5.8%)으로 감소했다. 국내 경제의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조리 뒷걸음질쳤다. 이런 트리플 하락세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7월부터 가라앉은 기업 체감 경기도 9월에는 더 나빠졌다. 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물가 등 국내 요인 관리도 부실하면서 우리 경제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살얼음판에 내몰리고 있다.
위기 대응은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 유동성 완화 이후 세계 경제에 초대형 복합 경제위기(퍼펙트 스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는 일찍부터 나왔다. 미국은 오는 18일까지 의회가 국가채무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실제 디폴트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대책 없이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린 데 따른 필연적 결과물이다. 중국은 호주와 쓸데없는 무역 전쟁을 유발했다가 석탄 수입이 중단되며 유례없는 전력난을 맞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코로나 대유행이 엄중한 상황이다. 거리두기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가 어렵게 됐다. 은행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물가는 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율이 15%에 달해 사상 최대로 늘었다.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가 장밋빛 낙관론을 펼치며, 여전히 경기를 재정으로 버티려 든다면 위기는 퍼펙트 스톰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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