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지능범죄 갈수록 늘고…교통·강력·폭력·절도 줄어

2020년 사기 범죄가 전년보다 증가…컴퓨터 사용 사기와 보험사기도 ↑
지난해 강력·절도·폭력·교통범죄는 감소세

보험사기 일당이 좌회전 차량에 고의로 충돌하려는 장면. 대구경찰청 제공
보험사기 일당이 좌회전 차량에 고의로 충돌하려는 장면.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동구에서 중고 자동차 상사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9월 11일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에 '제네시스 차량을 5천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보고 찾아온 피해자에게 A씨는 "나에게 송금하면 차량 주인에게서 이전서류를 받아 소유권을 넘기겠다"고 거짓말을 해 돈을 가로챘다. 당시 A씨는 대출 채무가 있던 상태로, 피해자에게서 받은 돈 일부는 A씨의 채권자에게 넘어갔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됐다.

#지난해 8월 18일 대구의 한 사무실에서 B씨는 피해자에게 "컴퓨터 부품판매사업에 투자하면 2주 후에 수익금과 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B씨는 600만원을 송금받는 등 같은 해 9월 23일까지 6차례에 걸쳐 모두 3천400여만원을 가로챘다. B씨는 피해자에게 받은 돈을 컴퓨터 부품판매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비와 빚을 갚는 데 썼다.

지역에서 사기 등 지능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폐쇄회로(CC)TV 등 치안시스템 강화와 비대면 문화 등으로 강력·절도·폭력범죄가 줄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해 범죄 발생 건수는 7만2천373건으로 전년 7만5천797건보다 4.5%가 감소했다.

지능범죄는 같은 기간 9.3%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지능범죄는 2018년 1만5천80건에서 2019년 1만8천271건, 지난해 1만9천963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지능범죄의 검거율은 71.2%로 전체 범죄 평균(82.5%)보다 낮은 편이다.

지능범죄 중 대부분은 사기로, 2018~2020년 사이 1만2천81건에서 1만6천879건으로 급격하게 많아졌다. 사기 중 작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컴퓨터 등 사용 사기'가 128→239건으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이 57→191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면 강력·절도·폭력범죄는 줄었다. 지난해 강력범죄 발생은 917건으로 전년(1천95건)보다 16.3%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절도범죄는 9천2천53건에서 8천672건으로, 폭력범죄는 1만3천388건에서 1만2천281건으로 각각 6.3%와 8.3% 줄었다. CCTV 등 치안시스템이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단속 강화와 이동량 감소 등으로 사고가 줄면서 교통범죄도 2018년 2만2천205건 발생에서 2019년 2만1천19건, 지난해 1만9천9건으로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아파트 등 방범 시설이 잘 갖춰진 주거형태가 보편화하고 CCTV와 블랙박스 등 감시망이 강화되면서 강력범죄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온라인 등 디지털화된 환경과 코로나19 상황에서 각종 금전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사기와 같은 지능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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