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를 받는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친동생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오빠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9)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올해 1월 25일 경기도 자택에서 여동생(26)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함께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다가 동생으로부터 "넌 가족이 아니야, 넌 쓰레기야" 등의 모욕하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대 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던 이씨는 사건 전날에도 동생이 자신을 두고 "저런 게 내 오빠라니, 오빠가 병이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 치료를 더 받아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악감정을 품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후 이씨는 동생의 시신을 7시간가량 방치하고,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평소 복용하던 약의 두 배 분량을 복용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후 세면대에서 혈흔을 닦고 범행 당시 착용했던 옷과 장갑을 창고와 화단에 숨겼으며 경찰 조사에서 범행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면서 "범행을 명확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고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이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데다 부모이기도 한 피해자 유족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면서도 "열세 살 아래 친동생을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로 범행 후 구조하려 하지도 않고 7시간 이상 방치했으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1심 선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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