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수출의 견인차이자 제조업의 심장인 산업단지의 성장 불꽃이 사그라지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64.5%를 수출이 차지하고 수출의 97.7%는 제조업이 차지한다. 그리고 제조업 수출의 74.7%는 산업단지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지난해 1천200여개 전국 산단의 총 생산액은 949조원이다. 2017년 1천66조원을 정점으로 2018년 1천56조원, 2019년 991조원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후폭풍이 몰아친 2010년 844조원 이후 최저치이다.
◆구미 지난해 선정, 포항 재도전
올해 상반기까지 통계에선 생산액과 가동율 고용 수출 전반적인 지표들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개선되고 있지만 등에 있지만 정부는 '4차 산업혁명', '환경규제 강화' 등 급변하는 제조업 환경에서 대부분 30년 이상 노후된 산단들이 예전의 활력을 찾기 위해 내놓은 대안이 '산단대개조' 사업이다.
국가산단을 포함한 전국의 산단을 거점산단과 연계산단·지역으로 묶어 스마트화 및 친환경 산단으로 대대적으로 개조해 제조업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융복합 혁신 등을 통해 산단과 주변지역의 제조·근무 입지를 강화하고 산단을 지역 주도의 일자리 창출 선도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경북 구미 등 전국 5개 지역이 산단 대개조 대상으로 선정해 기계·전자·섬유·뿌리산업 등 각 산단의 특성에 맞게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미와 함께 지난 반세기 국가 기간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경북 포항은 올해 대상 선정에서 탈락 후 내년 선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한 번에 5개 지자체씩, 모두 세 번의 공모를 추진하는 계획이라 내년이 마지막 3차 공모이다.
◆50년 전 시작된 '영일만의 기적'
지난 1968년 동해안의 작은 어촌 포항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역사라 불리는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이 설립되면서 공업입국의 위대한 서막을 알렸다.
영일만을 끼고 있는 포항은 대량의 철강 원자재를 조달하기 편한 항만을 건설하는데 유리하며, 넓은 공장부지 등을 갖춘 최적의 입지 조건으로 평가 받았다.
'포항철강공단20년사' 등에 따르면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현 포항제철소의 태동에 발맞춰 연관공업단지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포항철강산업단지'가 1967년 국내 최초의 지방공업단지로 지정, 조성되면서 포항의 도시 성장을 이끈 것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 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됐다.
'선조들의 피 값인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건설하는 만큼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 죽어서 속죄하자'던 고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 정신으로 지어진 포항제철은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포항에서만 4기 준공에 910만t 생산 체제의 완성에 이어 광양제철소의 연이은 증설을 통해 1973년 416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28조5538억원으로 686배로 늘면서 비약적인 발전으로 세계 철강사에 '영일만의 기적' 신화를 써 나갔다.
포항제철의 조성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관련 산업시설 조성 및 부품 생산 등 상호 협력, 보완적인 역할을 할 포항철강산단은 지난 1967년 포항공단 조성사업이 지정된 뒤 1970년 당시 포항제철㈜이 단지조성에 나서 1972년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1974년 청림지구를 조성됐고, 1992년 2단지, 1994년 3단지, 2006년 4단지가 연이어 준공되는 황금기를 구가했다. 1970년 대 초반부터 80년대까지 평균 76%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며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철강공단 관계자는 "철강공단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단시간 내에 철강대국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으며, 자동차, 조선, 기계, 전자 등 우리나라 공업의 소재를 제공하며 고도성장을 이끈 견인차 이자 수출강국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포항철강산단 1~4단지와 청림지구의 총 면적은 1천318만㎢(약 400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임해철강공업단지이며, 올해 7월 현재 359개 업체가 입주해 313개가 가동중에 있고, 근로자는 1만3천754명에 이른다.
◆성장 한계에 새로운 도전
1세대 산단격인 포항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50년이 지났다. 정부에서 30년 이상된 산단을 일단 노후 산단으로 분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노후도가 심각하다.
포항산단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글로벌 공급과잉과 국내 외 수요산업의 성장 둔화, 4차 산업혁명 확산 등 급속한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로 철강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중국발 공급과잉, 각국의 보호주의 강화, 환경규제 등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철강업의 노쇠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철강산단은 최근 철강경기 침체로 휴·폐업이 늘고 생산액과 고용인원이 지속 감소하는 등 노후화 증상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포항공장의 조강생산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2012년을 전후해 정체를 보이고 있고 인접 포항철강산업단지는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7월 가동현황에 따르면 입주 공장 359곳 중 313곳이 가동 중이며 휴·폐업한 곳은 11곳에 이른다.(나머지 35곳은 건설 중)
한국은행 포항본부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를 제외한 포항철강공단의 총생산액은 지난 2011년 17조8천860억원에서 2015년 13조7천680억원, 지난해 11조6천660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9년 만에 6조2천여억원(35%)이나 줄었다.
지난해 총 수출액도 24억3천560만달러로, 2015년 32억5천700만 달러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2011년 50억6천100만달러와 비교 하면 절반 이하로 격감했다.
고용상황도 2011년 1만6천534명이던 근로자는 2015년 1만5369명, 지난해 1만3천908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9년 사이 2천600명이 넘는 근로자가 포항철강산단을 떠났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애플이 포항에 중소기업 R&D 지원센터 입지를 결정했다. 포항 산단을 거점으로 경주·영천 지역을 연계한 포항권 산단 대개조 사업이 추진되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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