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경쟁이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자 이른바 '제3지대'에서 내년 3월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기회를 살피고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작전이 당장 기존 거대양당 대선주자들의 사생결단식 정치공방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호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이들을 자신의 정치적 지지 세력으로까지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안 대표는 거대 양당의 유력 대권주자들을 모두 봉건시대의 유물에 비유하면서 이공계 출신인 자신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안 대표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를 한꺼번에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당 대선 후보가 조선시대 왕처럼 상대방에게 봉고파직·위리안치 형벌을 내렸더니 이에 질세라 야당 후보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며 "대선이 대통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킬 왕을 뽑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향해 "봉고파직(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근다는 뜻)·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최근 세 차례 당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회에 한자로 '왕(王)'자를 그리고 출연한 윤석열 후보를 동시에 저격한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거대 양당의 대선 경선을 바라보면서 정치혐오를 느끼는 유권자들의 심정을 보듬기 위해 안 대표가 최소한의 역할에 나선 것으로 본다"며 "안 대표가 처음 정치에 들어선 이유와 맥이 통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안 대표는 "대한민국 생존을 위해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과학기술'이 돼야 한다. 과학기술 초격차 분야를 최소 5개는 만들어 삼성전자 같은 회사를 5개 만들어지게 하겠다는 담대한 비전을 내세워야 한다"고 이공계 출신인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여야의 정치공방으로 혼탁해지고 현실을 비판하면서 실사구시의 가치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비교우위를 국민에게 알리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저 싸움만 해대는 정치인들이 싫다는 사람들이 많을 때 제3지대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대선은 막바지에 가면 지지층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결집하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에 안 대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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