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퇴직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퇴직금으로 527억 원을 받았다. 현대차를 47년간 다녔으니 근속 1년당 11억 원을 수령한 셈이다.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은 재벌인 정 회장에 맞먹는 수준이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자산관리사 화천대유로부터 곽 의원 아들은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2015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5년 9개월 근무했으니 근속 1년당 10억 원에 육박하는 퇴직금을 받은 것이다. 근속 기간이 6년도 안 되는 31세 대리급 사원이 퇴직금 50억 원을 받았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곽 의원 아들과 화천대유는 성과급과 퇴직금, 산업재해 위로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산재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아버지가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화천대유가 곽 의원 아들에게 이렇게 많은 퇴직금을 줬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재명 경기지사로 향하던 대장동 게이트 불길이 곽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 원으로 국민의힘으로 번졌다. 수많은 청년들과 그 부모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안겨줬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찍지 않겠다는 소리마저 나온다. 정권교체가 물 건너가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지방민 입장에서는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싸고 터져 나온 퇴직금 50억 원, 배당금 수백·수천억 원 등 상상 초월 돈잔치에 억장이 무너진다. 수도권 집값이 미친 수준으로 폭등해 박탈감을 겪었는데 천문학적인 퇴직금·배당금으로 지방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 대장동 게이트는 돈과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이 '기회의 땅'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줬다. 돈과 사람이 빠져나가는 지방에서는 대장동 게이트 같은 대형 비리가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 화천대유, 천화동인은 수도권 전유물이지 지방에는 해당이 안 된다.
전국적으로 사정(司正)을 했을 때 토호·토착 세력 근절 등 지방을 겨냥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방을 비리 온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장동 게이트로 지방이 아닌 수도권이 대형 비리의 근거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야는 물론 정계, 재계, 지방자치단체, 언론인, 법조인들이 특권 카르텔을 형성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대장동만이 아닐 것이다. 비리 규모에서도 수도권이 속된 말로 '킹왕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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