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 대통령이 안보에는 보수적”이라는 낯간지러운 아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일 "'문재인 정부는 안보에 약하다'는 것은 가짜 정치 프레임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와 보훈 분야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국방비·방위력 개선비 증가를 보면 보수 정부보다 우리 정부가 안보와 국방을 얼마나 중요시해 왔는가를 확연히 알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낯간지러운 아부이자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국방비와 방위력 개선비 증가 폭을 보면 문 정부가 보수 정부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문 정권이 안보에 약하지 않다거나 문 대통령이 안보에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안보 위기는 더욱 고조됐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사실이다. 우리 안보의 핵심 문제인 북핵에 대해 문 정권은 한없이 유화적인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3번이나 남북 정상회담을 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의 초보적인 진전도 없었다. 오히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핵 개발 계획이 전력 질주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를 잘 입증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는 "별도 의견이 없다"며 침묵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그다음 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핵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또다시 '종전선언' 타령을 했다.

한미 연합훈련은 2019년 싱가포르 북미 회담 이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됐다. 올해는 한국 장병에 대한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으로 실제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코로나로 인해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 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지 않겠느냐"고 딴지를 걸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고 규모도 더 축소됐다. 이런 '안보 자해'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이는 문 정권이 안보에 약하다는 것인가, 강하다는 것인가? 문 대통령의 '입'임을 감안해도 박 수석의 이번 아부는 너무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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