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대선후보 사실상 이재명…이낙연에 20만표 앞서

서울서 대세론 더욱 굳어질 전망…대장동 악재에도 변함 없는 지지
"부패와 싸우라는 명령으로 이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연일 이낙연 후보를 누르면서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한 분위기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밀리고, 대장동 의혹이 확산되자 야권은 물론 당내 비판에 직면하면서 한 때 흔들렸지만, 당심(黨心)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여권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온다.

◆대장동 의혹에도 당심 힘입어 선두 질주

이재명 후보는 3일 인천 지역 순회경선 결과를 포함한 누적 득표율에서 54.9%로 과반 선두를 지켰다. 2위인 이낙연 후보의 격차는 부산울산경남과 인천 경선을 거치며 더 벌어졌다. 대장동 의혹 사태로 악영향이 예상됐음에도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지지층이 당내 유력주자에 결집한 양상이다. 이낙연 후보가 50만명에 달하는 '2차 슈퍼위크'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하면서 이 지사의 본선 직행은 사실상 확정됐다. 정치권에서는 2차 슈퍼위크 승리로 서울 경선에서는 이 후보의 대세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누적 득표율 54.9%(54만5천537표)를 기록하면서 34.33%(34만1천76표)에 그친 이낙연 후보에 20만표 넘게 격차를 벌였다

이 후보는 인천 지역 순회경선 등에서 압승을 거둔 것에 대해 "부패세력과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이해하겠다"며 사실상 대선 후보 수락의 변을 남겼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건은 곁가지를 갖고 흔들어대지만, 본류와 줄기는 국민의힘이 독식하려 했던 개발 이익을 고립돼 있던 야당의 기초단체장이 4년 넘게 치열하게 싸워서 개발 이익에 일부나마 국민들에게 돌려드린 것"이라며 "그 노력과 투지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평가하실 거라 생각하고, 오히려 이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후보 역전 드라마 불씨 지피기 글쎄?

이낙연 후보 측은 대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천 경선과 2차 슈퍼위크 패배로 힘을 잃은 모습이다. 위기를 느낀 당내 표심이 되레 이재명 후보 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사퇴도 악영향을 미쳤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사퇴한 정 후보는 두 유력 후보의 어느 쪽을 향해서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 후보는 당 규정에 따라 정 후보가 받았던 표가 무효가 되면서 전체 유효투표 수가 줄어드는 악재를 만났다. 누적 유효투표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후보들이 받은 투표율이 전체적으로 올라갔다. 이재명 후보의 과반을 막아내 결선투표를 치르려던 이 후보로서는 설상가상이었다.

대장동 의혹도 반대급부가 되지 못했다. 이 후보 측 배재정 대변인은 전날 부울경 경선이 끝난 후 논평을 통해 "본선 전인데도 야당에서 집중 공격당하는 후보, 야당에서 기다리는 후보로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법적·도덕적으로 흠이 없는 후보, 중도 세력까지 포괄할 수 있는 확장력 있는 후보가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낙연 호보는 2차 슈펴위크 직후 '결선으로 가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대역전을 벼르고 있다.

◆연전연승 이재명 대권후보 등극 걸림돌 없을 듯

이재명 대세론'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감추려 하지 않을 정도다. 첫 경선이었던 충청에서 가뿐히 과반 확보한 데 이어 호남지역에서 한 때 주춤했지만, 전국적으로 기세가 여전하다. 한때 본선 직행에 필요한 '매직 넘버'(과반 득표)가 거론됐지만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이재명 캠프 분위기다. 이재명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경선 승리를 넘어 정권 재창출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원팀'으로 어떻게 국민의힘과 싸워야 하느냐가 과제가 됐다"고 밟혔다. 한 정치 평론가는 "승부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본다"며 "당심이 이 후보 쪽으로 몰리면서 악재가 될 것으로 본 대장동 의혹을 이겨낸 모양새지만 앞으로 대권 가도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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