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미영 작가 동원화랑서 '봉황래원'전

동원화랑 변미영 개인전 전시 장면.
동원화랑 변미영 개인전 전시 장면.

"봉황이 정원에 내려앉았어요."

산, 봉황, 모란 등 3개의 조형언어를 주된 오브제로 삼아 벌과 나비가 화면 속을 날아다니는 이른바 '유산수'(遊山水·산수에서 노닐다). 이를 연작으로 이어가는 화가 변미영이 동원화랑과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H 등 두 곳에서 '봉황래원'(鳳凰來園)전을 활짝 열어 놓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정원디자이너 김원희 씨와 함께 콜라보전으로 기획됐다. 변미영은 유산수 연작을, 김원희는 전시장 한 가운데에 봉황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정원을 한껏 꾸며놓아 더욱 이색적이다.

변미영은 유산수 연작을 그리면서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을 향한 염원을 담는다. 판넬 위에 10여 겹의 물감을 겹쳐 쌓고 다시 깎아내리는 작업으로 작가만의 염원을 향한 과정을 통해 고귀함과 상징성을 한껏 표현했다. 이를 통해 보는 이의 마음에 평안과 안정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봉황이 세상에 나타나면 천하가 크게 안녕하다'는 말처럼 그의 그림에 나타난 봉황은 마침내 화면 속에만 머물지 않고 설치해놓은 봉황의 보금자리로 내려앉아 우리네 눈앞으로 현신시키고 있다. 두드러진 공간배치로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명 '봉황래원'도 '봉황이 내려와 의례를 한다'는 뜻으로 중국 서경에 나오는 '소소구성, 봉황래의'(簫韶九成, 鳳凰來園·연회에서 연주를 9번 마치고 나니 봉황이 나타나 그 자태를 드러냈다)에서 따온 것으로 태평성대가 될 상서로운 조짐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김원희 씨도 전시 공간 구성에 큰 몫을 했다. 다양한 식물 종으로 꾸며진 자연적인 색의 변조를 구축해 변미영의 작품 색과 겹쳐지면서 잠시나마 세상 밖을 거니는 몽환적 착시현상마저 이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변미영은 이번 전시를 위해 올해의 최근작만을 엄선했고, 어느 때보다 화면의 색깔 톤이 밝아지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노랑 ▷엷은 자주 ▷분홍 ▷주황 ▷청록 ▷금·은색 등 다양하고 명도가 밝은 색들만을 골라 날거나 쉬고 있는 봉황의 동작, 그 주위로 흩날리는 모란과 산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세상에서 힘든 일상을 이겨내고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공간이동에 대한 소망을 바란다면 '봉황래원'전이 바로 그곳이 아닐까. 전시는 28일(목)까지. 문의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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